[우리가 구조했던 유기견 써리(써니)]
허스키 특성상 눈을 좋아하는 강아지라는 점에서 '눈 설'의 한자 雪(설)을 연음으로 설→서리→써리로 불렀던 것이 계기가 되어 '써니'가 녀석의 이름이 되었다.
비 오는 밤, 길도 축축한 곳에 사람이 좋아 이곳저곳 차도를 위험하게 돌아다니던 이 강아지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은 길어봐야 이틀.
누가 널 내팽개쳤는지 어떤 연유로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없지만, 네 운명이 너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책임지는 사랑을 누리며 살아가길 바랄게. 종종 소식 들었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 도종환, 꽃씨를 거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