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고마운 사이
요즘 다람쥐가 신나게 밥을 먹습니다. 열매가 익어가는 시점이라 더 맛있는 건지 오늘은 무려 다섯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있더라구요. 나무가 흔들흔들 하는 건 기본이고 잎이 무성한 가지가 뚝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다람쥐가 가지치기를 하는 것 같아요. 나무는 개운하기도 하면서 씨앗을 퍼트려 줄 다람쥐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이겠지요?
밥을 앉아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매달려서 먹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ㅎㅎ 거꾸로 매달려서 먹기도 하네요?
https://youtube.com/shorts/cmTIk1xgTIY?feature=shared
다리를 가지에 턱~! 걸치고 너무나 편안하게 밥을 먹습니다. 애들이 물구나무 서서 밥먹는 다람쥐라고 이름 붙여줬어요.
저희 집에 사는 어린이 다람쥐도 나무를 탑니다. 한국에서도 나무타던 아이, 하천가 단풍나무를 좋아하며 "우리 나무야~!"하며 찾아가곤 했었는데 여기서 비슷한 나무를 찾았어요. 공원에서 애가 안 보여서 어디로 갔나 했더니 공원 끝자락에 있는 바로 그 나무에 올라가있었어요. 나무를 안고 "Hello!" 인사를 건네는 아이. 미국 나무이니 영어로 말을 해줘야 한대요.
너무 높아서 감히 오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나무도 있습니다. 특히 명주솜나무는 가시가 스파이크처럼 크고 단단한데, 다람쥐들은 망설임 없이 나무 위로 아래로 질주합니다. 다람쥐들이 부러운 어린이 다람쥐는 잠시 망설이다가 놀이를 찾아냅니다. 거대한 나무의 땅 위로 드러난 뿌리를 따라 균형을 잡으며 걸어봅니다. "아래는 상어가 있는 바다야! 떨어지면 안돼~!" 하면서요. 그러고 보니 나무는 다람쥐에게 밥도 주고 애도 봐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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