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새의 짝짓기와 테스토스테론

by FlyBiochemist


스칸다니비아 반도의 습지에는 Ruff라는 새가 삽니다. 이 새의 수컷들은 무슨 중세 귀족 아저씨 같은 모자와 목도리 같은 깃털을 하고, 자기 영역을 확보한 후 암컷에게 구애하는데요, 자신의 영역에 찾아온 다른 Ruff들을 칼같이 쫓아내 안정적인 번식을 추구합니다. 그림 왼쪽에 있는 새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 (independent)입니다.



그런데 수컷 중에 유순하고 인디펜던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녀석들 (satellite)이 있는데, 인디들도 자신의 영역을 넘보지 않고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고 순응하는 새틀라이트를 좀 놔둡니다. 그래도 수컷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암컷들이 찾아오니까요. 그런데 수컷인데 암컷같이 생긴 새들이 있습니다 (Faeder) 생김새도 행동도 암컷 같기 때문에 다른 수컷들이 경계하지 않죠.


인디펜던트는 자기 영역으로, 새틀라이트는 인디펜던트가 서로 싸우는 빈틈에, 피더는 경계 안 받는 사이 숨어들어 암컷과 짝짓기를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테스토스테론의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인디펜던트는 과량의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는 사이에 새틀라이트는 낮은 레벨의, 피더는 거의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손을 남긴다는 것은 정자를 형성했다는 것이고 정자형성에는 테스토스테론이 필요한데 피더는 어떻게 정자를 만들어냈을까요?

그래서 새틀라이트와 피더를 연구했더니 테스토스테론이 몸의 다른 부위에서는 낮지만 정소에서는 정상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틀라이트와 피더 수컷은 상염색체상의 한 부위가 위-아래로 뒤집히면서 100개 정도의 유전자가 영향을 받았는데요, 이때 테스토스테론을 아주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유전자 (HSD17 B2)의 기능이 증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유전자는 마침 정소에서는 발현이 안 되는 유전자였고요.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가 테스토스테론 과다분비 환자에게 유용할 수도 있다는 제시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 새들의 신기한 생태가 더 재미있네요 ㅋ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p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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