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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선임 Oct 24. 2021

아기가 잠들면 글을 쓰지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해서는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록을 남기는 방법이 다르다.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거나 영상을 찍어두기도 한다. 그런 방법이 나에게는 글쓰기인 것이다. 글을 쓰면 있던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좋지 않던 기분도 정리가 된다.


아기가 생긴 뒤로는 여유 있게 랩탑을 켜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키보드를 타닥타닥할 시간은 전혀 없다. 하지만 지하철 출퇴근 시간과 아기가 잠든 밤 시간에 단 몇 분이어도 내가 남기고 싶은 글을 쓴다.


이렇게 (적은 양이지만) 꾸준히 글을 쓰는 이유는, 인생 이모작을 글쓰기로 삼고 싶어서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금 다니는 회사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살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된 업이다.  회사가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는 것을 알기에, 나는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남기며 준비한다.


언제 관두게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직장생활. 하지만 이 핏덩이를 자기 몫을 할 때까지 책임지려면 직업은 필수불가결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직장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지더라도 내 업은 있어야 한다.


나이를 먹고도 해야 하는 일이라면 당연지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서툰 솜씨지만 단 몇 문장이라도 여기저기 끄적이며 지낸다. 어떨 땐 책상 위 노트에, 어떨 땐 블로그에, 어떨 때는 지금처럼 브런치에.


이 꿈을 꾸게 만든 장본인이 튼튼이인데, 재밌게도 튼튼이를 생각하며 더 열심히 글 쓰는 힘을 받기도 한다.


잔잔한 강물 같던 내 인생에 희로애락을 불어넣어 줘서 다채롭게 만들어준 튼튼이. 그 아기를 키우면서 느끼는 (예전엔 절대 알 수 없었던) 감정과 생각, 의지들이 나의 엄청난 글감이 되고 있다.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지 않아도 머릿속에는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난다.


문장과 글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기를 키우며 생긴 비슷한 고민을 블로그 포스팅을 보며 힌트를 얻을 수 있도록. 등 센서가 생긴 아기를 재우는 일상을 보며 '아, 나만 힘드게 아니었구나.'라며 위로 아닌 위로도 받고. 일하며 육아하며 드는 복잡한 감정을 남긴 에세이를 보며 루하루 버텨내는 힘을 얻기도 하고.


내 삶은 보통의 삶이지만,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로 힘을 주는 그런 유의미한 글을 쓰고 싶다. 언젠가는 내가 살아온 날에 켜켜이 쌓인 관록이 활자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질 날이 오기를 분명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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