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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선임 Jul 31. 2021

5천만원을 모으기로 결심한 이유.

아기도 키우고 일도 하려면 엄마아빠집 근처로 가야겠더라.

결혼하기 전, 나는 서울에서 살았다. 결혼 후에는 지금 남편이 결혼 전 마련해둔 집에 들어가서 신혼을 시작했고, 나는 탈서울을 하게되었다. 회사까지 가는 통근시간이 10분정도 추가되기는 하였지만, 어쨌든 1시간은 걸리지 않아서 신혼 시절 나는 출퇴근에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새로운 동네에서 적응하는 것이 조금 낯설었을 뿐.


하지만 튼튼이가 태어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부부는 내가 만삭일 때 집을 구해놓고 튼튼이가 38주차였을 때 (40주차가 출산 예정일이고, 38주차부터는 아기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임.) 이사를 들어갔다. 그리고 출산휴가가 끝나고 출근을 하면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였고, 낯선 사람에게 튼튼이를 혼자 맡기기가 아직은 이른 것 같아서 당분간 엄마가 우리집으로 오셔서 아기와 놀아주기로 하였다.


분명 출산 전후로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베이비시터 선생님에게 아기를 혼자 맡기려니 나도 마음이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우리집이 엄마가 집에서 왔다갔다 하시기에 참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도 50분, 차를 운전해도 50분. 엄마도 나처럼 통근시간이 1시간이 걸리는 출퇴근을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거나, 휴가를 쓰는 날에는 오시지 않기 때문에 주2~3회 정도 오시는 상황이다. 그러다가 튼튼이가 두돌정도 되면 어린이집을 보낼 생각인데, 어린이집 등원은 내가 시켜도 하원은 우리 부부가 일하는 시간에 하게되니까 아무래도 하원도우미를 쓰거나 엄마에게 부탁을 해야한다. 그런데 하원도우미를 쓰는 것보다는 엄마, 아빠가 사는 근처에 우리도 이사를 가서 하원을 엄마에게 부탁하고 내가 퇴근하고 집에 때까지 엄마가 튼튼이와 있어주면 좋을 같았다.


결론은 엄마, 아빠가 사는 집 근처로 이사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육아를 하면서 출퇴근을 하다보니 외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 한번씩 꼭 생기더라. 그럴 때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기는 더 힘들 것이고, 튼튼이도 할머니의 손을 쥐고 있는 편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돈이다. ^^ 엄마, 아빠가 사는 곳의 전세가를 살펴보니 지금 우리가 이사가기에는 택도 없는 수준이다. 뭐, 꼭 같은 단지에 있을 필요는 없고 그 근처에 어디든 이사가면 되니까 우선 계약금과 이사비용부터나 마련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전세가는 5~6억 정도이니까, 이사를 가려면 전세 계약금이 제일 먼저 있어야 계획이 시작이 된다. 그래서 나는 내년까지 5천만원을 모으기로 결심했다. (일단 5천만원으로 목표를 두고, 6억짜리 전세를 가야만 한다면 더 모아야지...)


20개월 뒤에 이사간다고 가정하고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5천만원을 20개월로 나누면, 한달에 250만원씩 모아야 한다. OMG. 지금 우리 부부가 둘이 벌어서 한달 생활비 등등으로 사용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는데, 어쩌지?


그러면 지출 쥐어짜서 줄이는 거다.


현재 수익/지출에서 남는 가용 현금이 없다면, 수익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둘중 하나라도 해야한다. 나는 둘다 해야겠다. 그래서 우선 지금 우리 가계에서 한달 지출되는 금액을 파악해보고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일 예정이다.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뿐이다. 짠테크. 안 쓰는 습관을 기르고, 돈을 덜 써야 한다.


사실 이사가지 않고도 사는데 지장은 전혀 없다.


하지만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주고싶고, 꼭 엄마아빠집 근처에 가야하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이렇게 살아야할 때가 온 것 같다. 현재에 계속 머무른다면 타인이 정해주는 삶을 갈 뿐이고, 지금 내가 바꾸려고 움직인다면 내 미래도 내가 다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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