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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라인 Mar 06. 2023

팀 비행이 아니면 더 힘들지 않아요?

팀 비행이 아니라 더 좋은 외국항공사

한국 인천 비행을 받아서 휴가를 보낸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한국에 왔다. 밤 비행에 비행시간도 긴 편이라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 비행은 언제나 설렌다. 이번엔 또 마음이 맞는 귀여운 신입 한국인 승무원들과 같이 앞쪽 갤리에서 일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비행을 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문을 열었더니 한국인 지상직 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영어로 말하다가 한국어로 말하니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



 승객 중 하나가 에어팟을 기내에서 잃어버리는 바람에 하기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러다가 지상직 분이랑 얘기를 좀 하게 되었다.



“에티하드 항공은 팀 비행이 아니죠? 팀 비행이 아니면 더 힘들지 않아요?







팀 비행이라는 건 비행을 할 때 동료가 한 팀이 되어서 일하는 것을 뜻한다. 즉 한 팀이 되었다면 오늘도 내일도 같은 팀원들끼리 같이 비행을 하게 된다. 국내의 대부분의 항공사는 팀을 이뤄서 비행을 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외국 항공사에서는 매일매일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이 다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팀 비행이 아니라 훨씬 좋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때그때 비행마다 만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오늘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을 비행에서 만났다 하더라도 이 비행만 참으면 다신 안 만날 거란 생각에 조금 더 참을성이 생기고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비행을 하게 되면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오늘 만난 사람을 내일 또 만나야 한다. 즉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도 계속해서 봐야 하고 마음이 안 맞아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에서 특히 사람한테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단점도 있다. 이번 인천 비행처럼 마음이 잘 맞는 동료들을 만났을 때는 다음번에 또 만나고 싶다 생각이 들어도 같이 비행하게 될 확률이 드물다. 착륙 후 호텔로 가는 공항 안에서 한국인 승무원들끼리 이렇게 팀 비행 하게 되면 매일매일이 여행하는 것 같을 거 같다고 얘기했다. 한 번 만나고 다음에 못 만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을 일 하다가 만나게 되면 나도 아쉽긴 하다.


 그래도 매일매일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났음에도 나에겐 아직도 일하러 가는 게 즐겁고 설렌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다면 외국항공사에서 일해보는 것을 정말 추천한다.








요새 아시아 비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한국인 신입 승무원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블로그에 얼굴을 올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주는 데 겉으로 표현은 잘 못했지만 정말 너무 고마웠다.



“에티하드 항공 신입 승무원이라면 한 번쯤 다 들어가 본다는 그 블로그”


“외항사 승무원 준비생이라면 당연히 아는 그 블로그”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바이블 같은 그 블로그”


라고 칭찬을 해줬는데 이렇게 말해주는 게 사회생활이라는 건 당연히 알지만 그래도 내심 뿌듯하기도 하고 많이 고맙기도 했다.


같이 짧은 비행을 한 어떤 한국인 친구는 비행이 끝나고 이미그레이션을 늦게 마친 나를 기다리며 같이 비행하게 되어서 영광이었다고 자기가 정말 팬이라고 어디 갈 때마다 블로그 검색 꼭 해보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말에 고맙기도 하고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이야 유튜브도 흔하고 블로그도 많아서 정보 얻는 게 쉬운 세상이지만 내가 외국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쉽지 않았다. 또 나는 어쩌다 보니 한국인 승무원이 많지 않은 두 항공사에서 일하게 되어서 (플라이두바이, 에티하드항공) 이렇게 내 경험을 공유한다는 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이 보람차다. 사실 내 블로그 인기글들은 다 여행 관련 포스팅이지만 내 본업은 승무원이기 때문에 더 많은 예비 승무원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포스팅해야겠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도 1일 1 포스팅을 향해 더욱 힘내 보겠습니다! 블로그, 브런치 봐준 여러분들 다들 너무너무 고마워요 사... 아니 좋아합니다!!


[블로그 원본 글]

https://m.blog.naver.com/ey856/2230357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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