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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퓨타 Laputa Feb 08. 2017

Part II. 이제 B2B 마케팅도 필요하다

그냥 있기보다는 알리는 것이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산업재 마케팅'이라 부르던 B2B 마케팅은 B2C 마케팅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1] B2B 마케팅은 B2C 마케팅처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필요도 없었고, 복잡한 통계 분석을 통해 시장이나 고객의 니즈를 찾아낼 필요도 없었다. 더군다나 거래하는 고객의 수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한번 거래를 하면 비교적 서로 잘 알게 되다 보니 필요하면 영업대표가 고객을 방문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런 연유로 B2B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그들과 그들의 제품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이나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경험과 실적만 인정받는다면 고객과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었기에 B2B 마케팅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art I. 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달은 사업 환경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고, 그로 인해 거래의 방법들이 조금씩 달라지더니 몇 몇 B2B 기업들은 드디어 일반 대중에게 그들의 존재를 알리는 시도를 시작하였다. 개인용 컴퓨터에 장착되는 부품 중의 하나인 CPU[2]는 원래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 대중들은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1991년 미국의 반도체 회사 인텔(Intel)은 그들이 제작한 CPU에 대한 광고를 시작했다.


인텔 CPU 1993년 광고 (유튜브)

 

‘Intel Inside’라는 문구로 알려지게 된 이 광고는 경쾌한 벨소리와 함께 일반 소비자들의 뇌리에 매우 깊게 인식되었는데 이 광고의 성공 이후 개인용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던지, 완제품을 구입하던지 CPU는 무조건 인텔 제품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퍼져나갔다. 이후 인텔의 로고(Logo)가 장착된 개인용 컴퓨터는 CPU 성능면에서 믿고 살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으며 그로 인해 당시 제1 경쟁사였던 모토롤라는 망했고[3],  이후 경쟁사 AMD가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심지어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었고 IBM 호환 PC와는 다른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던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도 기존에 사용하던 모토롤라 CPU를 인텔 CPU로 교체하는 일이 생겼다.[4] 이런 인텔의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Brand Recognition)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인텔의 성공 이후 많은 B2B 기업들이 기업 브랜드 구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당장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을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측면은 기업에 절대 손해가 아니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B2B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확장되었다. 많은 B2B 기업들의 제품은 중간재이므로 그들의 제품이 완성품에 어떻게 활용되며 궁극적으로 사회에 어떻게 기여되는지 알린다는 것은 기업을 알리는 꽤 좋은 마케팅 전략이 되었다. 


한편, 한국 철강산업의 대표 주자인 포스코(POSCO)도 이런 시도에서 꽤 성공적이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광고이지만 저자의 기억 속에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 있는데, 2000년에 제작된 이 광고는 넓은 초록 들판을 배경으로 여성 첼리스트가 멋진 연주[5]를 하면서 강철 현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부터 국가 기간 사업 곳곳에 쓰이는 강철의 사용에 대해 전해줌으로써 포스코도 국가 산업 발달에 기여하고 문화예술 부문도 지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아주 멋진 광고였다. 이 광고를 통해 포스코의 사회적 기업 이미지 전달은 물론, 대중들이 포스코라는 기업을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POSCO의 2000년 제작 광고 (유튜브)


이와 같이 B2B 마케팅의 필요성은 B2B 기업의 브랜드 구축 측면에서 대두하기 시작했지만 사실은 전략 관점에서 효과적인 영업 활동을 위해 마케팅의 역할이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일반적으로 전략은 수준에 따라 3가지로 구분하는데 가장 상위 수준이 기업 전략(Corporate Strategy) 또는 경영 전략이라 부르는 것이고, 두 번째가 사업 전략(Business Strategy), 세 번째를 기능 전략(Functional Strategy)이라 부른다. 기업 전략 또는 경영 전략이 사업 포트폴리오(Business Portfolio)나 다각화(Diversification), 인수합병(M&A) 등 기업 차원의 비전과 큰 그림(Big Picture)에 대한 것을 다루는 것이라면, 마케팅 전략은 기업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인 마케팅을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신제품 출시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을 시장 진입 전략(Go-To-Market Strategy : GTM 전략)이라고 한다. GTM 전략은 각 산업이나 사업의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위의 키워드를 상세화 또는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도출된다. Part II 에서는 시장의 평가(Market Assessment), 마케팅 전략 수립(Marketing Strategy), 마케팅 성과평가(Marketing Performance)를 통해 ‘B2B 마케팅 3M’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비즈니스 모델 수립(Business Modeling)과 대관 업무를 포함한 B2B 마케팅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Fig II-1. B2B 마케팅 전략과 GTM 전략

                    


[1] 엄밀히 말하면 B2B 마케팅과 산업재 마케팅은 다르다. 산업재 마케팅은 B2B 마케팅의 부분집합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B2B 사업 자체가 Product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Service도 다루기 때문에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에 대한 마케팅이 B2B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2] 중앙처리장치. Central Processing Unit

[3] 모토롤라가 반도체 사업을 철수한 것은 꼭 그것 때문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텔에 크게 뒤지는 계기가 되긴 했다.

[4] 애플의 이 선택은 단순히 성능 개선이나 마케팅 요인만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IBM 호환 PC가 아닌 개인용 컴퓨터의 원조를 만든 회사도 인텔 CPU를 쓰게 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5] 연주하는 곡은 독일 출신의 5인조 재즈 앙상블 Salta Cello의 ‘Lullaby’라는 곡이다





Prologue

Part I. B2B 사업, 무엇이 다를까?

1. 왜 B2B 사업인가? (1/2)

1. 왜 B2B 사업인가? (2/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1/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2/2)

3. B2B 마케터 vs. B2B 영업대표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1/2)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2/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1/2)

5. 제4찬 산업 혁명의 도래 (2/2)


Part II. 이제 B2B 마케팅도 필요하다! 

    제8일 시장을 알아야 한다(1) 

    제9일 시장을 알아야 한다(2)

    제10일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1)

    제11일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2)

    제12일 마케팅의 성과는 무엇인가? 

    제13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

    제14일 대관업무 


Part III. B2B 영업, 진화해야 한다!

    제15일 B2B 영업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제16일 성공하는 제안

    제17일 통하는 프레젠테이션

    제18일 협상과 계약

    제19일 핵심 어카운트 관리

    제20일 디지털 마케팅과 B2B 영업

    제21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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