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 억울한 사정 vs. 폐지의 대상
GR이라 불리는 업무가 있다. B2B/B2G 사업에서 GR은 대관업무(Government Relations: GR)의 약자인데 B2C 기업이 일반 대중에게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 홍보업무(Public Relations: PR)라는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B2B/B2G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의해 경영 환경이 좌지우지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관업무 즉, GR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GR은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담당자인 공무원을 만나서 정책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의견을 개진하고, 업계 동향을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정부 각 부처와 국회 등을 상대로 대관업무를 하고 있는데 새 정부 출범시기에 어느 때보다 그 중요도가 높아진다. 그러다 보니 불법 정치자금과 연관된 로비스트 이야기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오늘은 B2B 마케팅의 마지막 시간으로 대관업무에 대해 알아보자.
대관업무는 말 그대로 관(官)을 상대하는 업무로 기업이 입법, 사법, 행정 기관을 상대하여 기업의 이익을 관철하는 업무를 포괄적으로 의미하며, 그 역할이 개인에게 집중될 때 그 개인을 로비스트(Lobbyist)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직위가 높은 대관업무 담당자나 로비스트들의 명함에는 ‘고문’이라고 많이 새긴다. 원래 로비(Lobby)는 영국의사당의 하원의원 대기실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각종 단체와 조직의 대표들이 몰려들어 하원의 입법 활동에 영향을 주는 압력과 청원을 많이 해서 나중에는 이런 사람들의 대의회 활동을 뜻하는 말로 와전되었다. 이후에 로비는 의회뿐 아니라 행정부, 기업체까지 확대되면서 광의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만큼 부정적인 뜻도 더 포함하게 되었다.
기업에서는 보통 대관팀, CR[1] 팀, 대외협력팀, 업무팀, 기획팀 등의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기획, 영업, 마케팅, 서비스 부서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비교적 은밀하게 처리한다. 평소에 대관팀은 국회와 정부 부처,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을 드나들면서 정부, 정치권과 해당 기업의 소통 역할을 한다. 평상시에는 해당 부처의 현안을 챙기고,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의 정책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데, 기업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안에 대해서는 빠르고 민감하게 대응한다. 민/형사상의 소송, 사업 규제, 정부 정책 등 중대 현안에 적절하게 대처하여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수립과 입법 과정에서 기업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되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가지고 있다. 기업의 대관업무 종사자들은 국회 보좌진이나 공무원, 기자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오랜 기간 같은 업무를 하면서 형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차원이 강하다. 그런데 대관업무가 로비로 전환되는 순간, 부정적인 색깔이 강해진다. 건설비리, 국방비리 등 뉴스를 장악하는 각종 부정부패와 비리 등의 대부분이 그것으로 인한 것들이다. 외국의 경우는 GR업무를 주로 전문 홍보대행사에게 맡긴다. 한국에서는 불법 시 되는 금전 거래를 포함한 로비 활동은 미국의 경우, 합법이다. 미국은 어떤 분야의 로비는 누가 잘 한다는 소개를 시켜주는 업종도 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미국의 경우, 로비 활동을 아예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동시에 ‘로비 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 of 1995)’에 의해 그 활동 내역을 매우 엄격하게 공개하도록 하였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은 언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상/하원이 공동 운영하는 로비활동 정보공개 포탈[2]에 이를 등록하게 되는데,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 조항도 마련되어 있다. 국내 대기업이 미국에서 벌이는 로비활동과 지출금액을 매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이 법의 덕택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국에서 벌이는 로비 활동 및 내역은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개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로비 활동의 합법화를 요청하고 있다. 로비스트 공개 및 합법화를 통해 부패 고리를 척결하고 국회 청원권 보장 및 국민의 알 권리 확보 측면에서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고, 로비스트 업무는 현재 변호사에게 허가된 만큼 비법조인들의 비전문적 업무 수행 및 퇴직공무원들의 유관기관 로비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회적으로 여전히 로비스트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최근과 같이 대형 비리가 터지면 더욱 더 그러한데 저자 생각에는 이런 혼란을 가져오는 로비스트(Lobbyst)와 에이젼트(Agent), 중개인(Broker)은 구분되어야한다고 생각된다. 영미권의 사례를 보면 에이젼트는 공식 입찰에 참여하며 거래 측의 창구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하면서 에이젼트의 도움을 받게 되면 기업에서는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고 공식적으로 회계 처리한다. 로비스트는 계약의 성사를 위해 암묵적으로, 특히 보이지 않게 은밀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많이 인식되며 대리인이나 창구 역할을 하며 해당 산업이나 업무 분야의 전문가로서 전략적, 기술적 조언도 많이 하고 있다. 반면 중개인은 기업이나 당사자들의 이익(특히,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일하며 거래가 성사되었을때 수수료(Commission)나 성과급(Incentive)을 요구한다. 미국의 로비스트들은 당사자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일하며 어떤 경우라도 윤리위원회에 보고되고 공개된 액수 외에는 받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있다. 이는 성공보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상의 금액을 받게 되면 불법이 되며 뇌물이 된다. 그런데 중개인은 본인이 성공해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 불법적인 일을 감행할 확률도 높다. 예를 들어 법률 관련 로비스트의 경우, 입법 절차에 열심히 관여했지만 법안이 만들어지거나 통과되지 않으면 로비스트는 해당 사안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렇듯 중개인과의 차이, 고유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로비스트는 오명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이런 전문적인 활동과 달리 국내에서의 로비 활동은 근거가 불명확한 ‘~카더라’ 형식의 정보의 전달이 많고 내역을 잘 알기 어려워 그나마 이런저런 문서로 잘 알려진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로비스트의 천국인 미국에서 미국인들 외 활발한 로비 활동을 전개하는 나라로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어떻게 로비를 사업에 활용하는지 살펴보자.
일본의 로비는 학연, 지연, 혈연을 중시한다. 그 기원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메이지 유신은 1867년에 에도막부(江戶幕府)를 타도하고 천황복고를 위해 시도된 일본의 문화개혁 및 부국강병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오늘날 근대 일본이 태동되어 열강에 편입되었으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일본이 근대 국가로 변모하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그런데 이 메이지유신은 귀족이 아닌 일반 평민들이 중심이 된 죠슈번[3]과 사쓰마번[4]의 주도로 발생했는데 그런 이유로 일본제국주의가 패망한 태평양전쟁 종료 시까지 죠슈번과 사쓰마번 출신들이 군부를 장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까지 일본 정치계는 파벌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정치자금을 빙자한 뇌물공여도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로비스트라는 직업까지 있는 비교적 투명한 미국의 로비 활동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일본인 것 같다. 전 세계가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권에 있지만 일본은 그 구석구석에서 포진하여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들을 찾아서 바꿔놓고 있으며 워싱턴에 있는 거의 모든 국제기구마다 자국의 로비 인력들을 넣고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독도 영유권, 동해 표기 문제,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대한 일본의 로비 활동[5]은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내용이다. 한편, 일본 기업 도요타(Toyota)는 자동차 품질 이슈로 리콜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로비스트들을 활용해 왔다고 알려졌는데, 미국 정부와 자동차 안전에 대한 규제 문제를 놓고 협상을 잘해서 막대한 차량 리콜을 막아 1억 달러 이상을 절감했다는 내부문서가 공개되어 큰 파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일본의 요청에 의해 움직이는 워싱턴에 있는 로비스트 인원 수만 31명에 5년 간 2,500백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일본의 로비 방식은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에 두고 있지만 특이할 만한 점은 미국 내 일본 기업에 근무하는 현지인들을 적극 동원해 지역구 의회 의원이나 관리들에게 대량의 편지나 전화, 이메일 등을 보내는 대중 로비를 즐겨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역구 관리가 어느 정도 정밀한가 하면 지역구 의원이 사무실을 옮기면 그 주소로 축하 인사와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기들이 도울 수 있는 것들의 내용이 전달된다고 한다. 일본 자동차 부품 산업협회(Japan Auto Parts Industries Association: JAPIA)는 1994년 2월 당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煕)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차량부품값을 내리라는 통상 이슈를 제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국 내 186개 회원업체들에게 해당 지역 구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나 전화를 걸도록 통보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회원사들은 당시 15만 명의 미국인들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통상 압박하면 본인들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게 한 것이다. 정치인들의 표심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미국 정부에게 압박을 가한 셈이라 할 수 있겠다. 로비도 일종의 사업전략일 수 있기에 이익 단체와 전략적 동맹을 맺는 등 경영학 교재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기법을 활용하여 일본 정부나 일본 기업이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미-중 G2 양강시대를 만들고 있는 중국의 로비도 엄청나다. 중국의 로비는 경제발전 전략인 ‘저우주취(走出去)’ 및 외교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와 맥을 같이 하는데 ‘저우주취(走出去)’라는 말은 1996년 장쩌민(江泽民)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6개국을 방문 후 대외적으로 사용한 말로 ‘밖으로 나가자(Go abroad policy)’라는 뜻이다. 축적된 외화를 사용해 국외 기업을 인수하는 투자 전략을 의미하는 저우주취 전략은 차이나 국부 펀드를 활용해 현재도 전 세계의 부동산과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한국에도 차이나 국부펀드가 많이 들어와서 유명 관광지인 제주도나 부산 해운대의 부지를 구입 또는 임대하여 건물을 짓거나 지어진 건물들을 매입하고 있다. ‘도광양회[6](韜光養晦)”라는 말은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밝음을 준비한다’는 말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내부적으로 국력을 길러야 한다는 1980년대 덩샤오핑(邓小平)이 주창한 중국의 대외전략을 말한다. 미국 내 중국의 로비는 비교적 늦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다. 중국은 1989년 텐안먼(天安門) 사태의 유혈진압으로 대외 이미지가 매우 악화되어있었는데, 당시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였던 대미 무역에서 자국 수출품들에 대한 최혜국 대우[7](MFN)를 연장하기 위해 로비를 시도하였다. 일본과 유사하게 중국도 미국인들을 활용하여 로비를 적극 전개하였는데 그 중심이 되는 단체가 워싱턴 D.C. 에 있는 미-중 무역전국위원회(US-China Business Council)이다. 1973년 설립된 이 단체는 미국을 대표하는 300 여 개의 미국 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데 미-중 외교수립을 전후로 이미 중국에 진출했거나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회원사였다. 중국 입장에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중(親中) 단체로서 중국의 실력자들과의 네트워크도 상당히 좋다고 한다. 이들은 미중 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이벤트나 인적 교류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 개발을 통해 그 내용을 의회나 행정부, 미디어 등에 노출시킴으로써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국의 MFN 연장이나 WTO 가입 등을 성공리에 수행하게 하였다. 이 회원사들이 대부분 포츈 500대 기업 중에 100위권 이상의 기업들이었다 하니 중국 정부는 별도로 미국 의회에 로비를 할 필요가 없는 셈이었다. 이후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로비 활동은 2005년대 중국 무역적자가 커지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이 들어오자,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되어 당시 미국 최대의 로비 전문 로펌인 패튼보그스[8]와 계약을맺었는데 연 26만 4천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했다고 한다.
중국은 과거 덩샤오핑(邓小平) 시절부터 현재 시진핑(習近平) 주석 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력을 키워오면서 그 외교 정책의 이념도 진화해오고 있다. 중국 외교 정책 이념은 곧잘 한자 사자성어로 표현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덩샤오핑 시절의 외교정책 이념은 ‘도광양회 (韜光養晦)’로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라는 뜻인데 1989년 텐안먼 사건 직후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서방 강대국들과의 대결을 회피하기 위한 외교 전략을 말한다.
두 번째, ‘유소작위(有所作爲)’는 ‘필요한 일에는 적극 참여한다'라는 뜻으로 장쩌민(江泽民) 주석에 의해 2004년부터 중국의 외교 이념이 되었다. 덩샤오핑은 도광양회를 적어도 100년을 유지하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하는데 장쩌민 주석이 그 방향을 튼 것으로 중국의 국익이 걸린 일에는 적극 매진하자는 의도이다.
세 번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대에는 ‘화평굴기(和平崛起)’와 ‘돌돌핍인 (咄咄逼人)’이라는 말이 돌았는데 화평굴기는 ‘평화롭게 발전한다'라는 뜻이고 돌돌핍인은 ‘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한다'는 뜻이다. 전 세계 외교 무대에 대한 중국의 본격적인 목소리 알리기로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주동작위 (主動作爲)’는 현재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창하는 외교 이념으로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라는 뜻이다. 세계의 규칙에 중국의 이익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최근 외교와 무역, 해외투자에 매우 적극적인 중국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의 미국에 대한 로비 사례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유태인 인맥을 활용한 이스라엘의 로비는 기업의 이익을 넘어서서 로비로 국익을 도모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수 많은 음모론에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만큼 많은 로비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도 매우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상권과 금권을 장악하고 있는 유태인들이 벌이는 로비력은 미국의 정책 결정 및 각료 임명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로비활동은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 위원회(The 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 AIPAC)이라는 단체가 맡고 있는데 이 단체는 언론, 금융 등 각 계에 막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435개 연방 하원 선거구 모두에 관련 조직을 두고 있을 정도이다.
이 단체는 미국 내 이스라엘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싱크 탱크(Think Tank) 역할과 더불어 미디어 와치독(Media Watchdog) 역할을 하고 있는데 AIPAC는 매년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분석해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활동을 벌인순으로 성적도 발표하여 의원들을 압박한다고도 하며, 반면에 우호적인 의원에게는 후원금 지원 등 정치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매년 AIPAC 총회를 하면 미국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적 거물들이 나와서 Keynote Speech를 하고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정도이다. 특히, 미국과 중동국가들과의 교류, 군수 사업 등에 있어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적극 활동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AIPAC를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로비 활동을 9가지의 범주에서 구분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투표에서의 영향력(Voting Power)
기부 캠페인(Campaign Donation)
정치가 교육(Education of Politicians)
싱크 탱크[9] (Think tank)
미디어에서 대중 토론(Media and Public Discourse)
대학 내 활동(College Campuses)
이스라엘 정치권과의 공조(Coordination with Israel officials)
그리스 로비권과의 공조(Coordination with Greek lobby)
이스라엘과 유태인 공격/비난에 대한 대응 (Responses to Attacks on Israel and the Jews)
다른 항목들은 로비 단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싱크 탱크의 경우, 냉전 이후 설립된 보수주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이라든지 FPRI [10] 같은 곳에 많은 유태인 브레인들이 참여한 것을 볼 때 외교, 전쟁/전술 등 미국이 국제정세에서 내는 목소리에 영향을 주기 위함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하고 있는 주요국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현지인들을 활용한다
로비를 기회 삼아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한다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공통점들은 해외사업 추진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현지의 문화나 제도를 가장 잘 아는 현지인을 고용해서 Door-Open 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지의 파트너 또는 채널을 확보하여 서로의 역량을 보완하며, 사업적 영향이 커지면 그것을 지렛대 삼아 다른 사업까지 함께 진출하는 것은 B2B 해외 사업의 일반적인 접근 방법이다. 과거에 이스라엘의 강력한 로비력으로 재미 한인 사업가들이 어려움을 당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이스라엘 AIPAC을 벤치마킹한 조직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한 때, 동북아를 주름잡았던 고려상인들의 기상을 이어받아 북미에서 다시 한번 펼쳐지길 바라며 특히 사기업의 이익과 국익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보다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워낙 큰 차원에서 움직이는 이웃 국가 로비 사례들을 다루다 보니 국제 정치학 주제와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다루어졌으나, 사실 그 저변에는 해당 국가나 대륙에서 사업하고자 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로비가 근본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로비 활동의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으나 산업 생태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B2B/B2G 사업에서 대관 업무는 필수적이다. 그런 대관업무에서 중개인 활동이 아니라 사전적 의미의 로비스트 활동이 충실히 수행될 수 있다면, 긍정적인 면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로비활동이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합법화될지 모르겠으나 가장 주목해볼 일은 이스라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산업에 대한 싱크탱크 역할일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는 새로운 산업 체계가 도래하고 있고, 게임의 룰(Rule)을 만들거나 시장의 그림을 그릴 정도의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당연히 변화와 혁신을 고민하게 되고, 해당 국가든 기업이든 유리한 카드를 쥐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 니즈에 중개인 활동이 아니라 사전적 의미의 로비스트 활동을 대입해 보면, 우선 정부 기관에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기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은 백지에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규제 철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얽힌 여러 가지 매듭을 풀어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 기획자나 관련 공무원들은 국가 발전이나 그들이 속한 조직의 성장을 위해 사실 이런 부분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부처 간의 협업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잘 되지 않고 컨버젼스 시대의 영향으로 발생된 복합적인 아이디어들을 정부 조직의 틀 내에서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B2B 마케팅 측면에서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의미 있는 제안을 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B2B 마케터의 핵심 역할은 니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니즈를 구매 의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대관업무만을 생각해보면 이런 B2B 마케터의 역할을 좀 더 확장시킬 필요도 있겠다. 예를 들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사업을 해볼 만한 어젠다로 ‘스마트 시티(Smart City)'가 있다. 과거 2000년 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U-시티(Ubiquitous City)’라는 이름으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광의의 의미로 ‘도시’라는 말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거주지, 밀집 지역의 의미가 강하고 도시 전체의 계획을 다루어야 하기에 교통, 에너지, 수처리, 환경, 의료, 보안 등 비즈니스 주제도 매우 광범위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U-시티 사업은 IT관점이 강조되다 보니 위에서 언급한 도시의 중요한 어젠다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것 같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단어가 IT와 직결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스마트시티와 같은 사업은 하나의 기업 또는 기업 그룹에서 추진하기 어렵다. 복합용도개발(MxD)[11] 같은 것과는 또 다르다. 정부와 민간이 협의체를 만들어 사안별로 고민하기도 하지만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감안하면 역시 가장 시급한 것은 ‘Best Practice’를 만드는 것이다. 엄청난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고민하고 충분히 구현하여 의미 있는 레퍼런스(References)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사실 G2G [12] 사업으로는 최적의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1] Corporate Relation
[2] http://lobbyingdisclosure.house.gov
[3] 지금의 일본 야마구치 현에 해당. 번은 영주의 토지 영역 개념
[4] 지금의 일본 가고시마 일대
[5] 2007년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미국 정부에 대한 로비가 있었으나 이는 실패로 끝나 국제 사회에서 그 과오를 인정해야 했지만 아직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
[6] 원래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고사로 조조의 식객이었던 유비가 자신의 재능을 숨기며 은밀히 힘을 기르며 한 말이었다
[7] Most Favored Nation status treatment
[8] www.squirepattonboggs.com
[9] 미국의 유력 싱크 탱크는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지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국제전략연구소(CSIS), 외교안보협의회(CFR) 등 소위 미국의 Big 5 싱크 탱크의 보고서는 외부로부터의 독립성과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10] 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te
[11] Mixed-use Development. 거주단지와 상업단지가 같이 개발되어 있는 종합시설단지로 백화점이나 몰(Mall), 호텔, 극장, 온천, 스케이트장, 사무실, 아파트 등이 같이 어우러지게 되는데, 운영 및 생활의 편리를 위해 IT를 매개로 각종 서비스가 시설 간에 서로 연계되어있다. 서울 영등포의 타임스퀘어나 디큐브시티,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등이 대표적인 MxD이다
[12] Government-to-Government. 정부 대 정부 간의 사업. 도시나 인프라 건설 지원이 많다
▶ 같이 읽어보면 좋은 책
같이 읽어보면 좋은 책kx▶
이스라엘 로비(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 존 미어샤이머, 스티븐 월트, 2007
Prologue
Part I. B2B 사업, 무엇이 다를까?
1. 왜 B2B 사업인가? (1/2)
1. 왜 B2B 사업인가? (2/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1/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2/2)
3. B2B 마케터 vs. B2B 영업대표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1/2)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2/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1/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2/2)
6. B2B 해외사업
7. B2B에서 B2G로 ! (1/2)
7. B2B에서 B2G로 ! (2/2)
Part II. 이제 B2B 마케팅도 필요하다
8. 시장을 알아야 한다 (1/2)
8. 시장을 알아야 한다 (2/2)
9. 고객 이해하기 (1/2)
9. 고객 이해하기 (2/2)
10.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1/2)
10.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2/2)
14. 대관업무
Part III. B2B 영업, 진화해야 한다!
15. B2B 영업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16. 성공하는 제안
17. 통하는 프레젠테이션
18. 협상과 계약
19. 핵심 어카운트 관리
20. 디지털 마케팅과 B2B 영업
21.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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