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은 갈대가 아니다. 다만, 내가 제대로 모를 뿐!
앞 서 소개한 마이클 포터의 Value Chain 분석을 상기해보자. 기업의 Value Chain 내 모든 활동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생각이라 할 수 있다. 마케팅에서는 그 생각을 단계적으로 구분하여 니즈(Needs), 원츠(Wants), 수요(Demand)로 구분한다. 수요가 좀 더 구체화되면 요구(Requirements)가 되고 기업에게 요구는 매우 실제적인 항목이 된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니즈), 비행기를 타고 갈지 KTX를 타고 갈지 고속버스를 타고 갈지 등 교통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원츠), 비용 측면에서 볼 때 비행기보다는 가격이 싸고 고속버스보다 빨리 도착하는 KTX를 타고 가겠다고 결정하면 그것이 ‘수요’가 된다.
니즈를 원츠, 수요 등으로 전환시키는 마케팅의 본질적인 역할이라면 컨설팅에서는 그걸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이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그런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소위 말하는 고객 요구사항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니즈는 무엇인지? 또 그것을 산업이나 시장에서 어떻게 표출하고 있는지 그런 부분을 알아내는 것이 고객 분석, 고객요구사항 분석이다. 고객요구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결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크게 다음 3가지이다.
어떤 고객에게 집중할 것인가?
그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확보된 고객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시장이나 고객을 상세하게 나누어 기업의 성과 창출에 유리한 시장이나 고객을 선정하고,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를 실현할 것인지, 형성된 고객 관계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략 대안의 도출이 고객요구 분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8.1 세분화(Segmentation)
첫 번째 다룰 것은 세분화(Segmentation)이다. 세분화는 유사한 특징을 가진 것들끼리 묶어서 구분짓는 것을 말하는데, 마케팅 전략 수립에서 시장이나 고객을 의미있게 구분하기 위한 STP[1]의 첫 번째 단계이기도하다. 또한, B2C 사업과 B2B 사업이 시장이나 고객세분화를 고민하는 관점은 서로 많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정확한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욕구나 구매 동기 등을 파악하여 향후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기업의 경쟁 좌표를 설정할 수 있다. 어떤 시장에서 플레이 할 것인지 또는 어떤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할 것인지 등에 따라 경쟁강도가 달라진다. 세분화를 통해 기업의 강점과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 또는 고객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표적(target)의 설정이 필요하다. 세분화를 통해 각 세그먼트의 매력도를 평가하여 마케팅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집중해야 한다.
세분시장에 대한 마케팅 성과 및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여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B2C 사업의 시장 세분화는 소비자(Consumer) 개개인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분석하여 시장을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TableIII-16과 같은 기준을 많이 사용한다.
Table III-16의 변수들을 사용해 수 차례 세분화 작업 후, 의미있는 세분 시장(segment)이 도출되는데, 세분 시장은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세분시장은 정보의 측정과 획득이 용이해야 한다
세분시장은 수익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세분시장은 접근용이성과 전달성이 높아야 한다
세분시장은 명확한 구분성과 차별된 반응성이 높아야 한다
세분시장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시장 세분화에 이어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를 할 필요도 있는데 이때는 보통 RFM에 기준하여 분류하게 된다. RFM이란
Recency 최근 언제 구매하였나?
Frequently 얼마나 자주 구매하였나?
Monetary Value 얼마나 많이 구매하였나? (금전적관점)
위의 3가지 사항을 개인 소비자별로 평가하여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고객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요즘은 다양한 마케팅 정보를 분석하여 가상의 표본 인물을 만들고 그의 생활 속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캠페인을 전개하는 방안도 많이 사용한다. 한편, B2C 사업과 달리 B2B 사업에서는 B2B 사업의 속성[1] 상, 시장 세분화보다는 고객 세분화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며 철저하게 파레토 법칙(Pareto’s Law)을 고려한다. B2B 사업에서 고객은 기업 고객으로 일반 소비자와는 그 특성이나 니즈가 매우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 세분화는 기업의 전략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데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일차원적인 접근은 산업 분류를 고려한 것이다. 산업의 분류 기준에 따라 고객도 생산업자(Producer), 재판매업자(Distributor or Wholesaler), 정부/유관 조직(Governmentor NGO)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생산업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군으로 농업, 수산업, 임업과 같은 1차산업 기업군을 말하며, 일반소비자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제품을 제조/생산하는 2차 산업 기업군, 그리고 금융, 교통, 의료, 요식, 숙박,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서비스 산업 중심의 3차 산업 기업군으로 구분될 수 있다. 두 번째, 재판매업자는 1/2/3차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생산한 재화와 용역을 유통시키는 도매상과 분배업체, 소매상 등이 이에 해당하며, 세 번째 정부/유관 조직은 연방, 주, 시 등을 포함한 정부 기관과 교육 기관, 자선단체, 공익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등이 해당한다. 그런데 산업 구분에 의한 분류 방법은 전략적 시사점을 얻기 어렵기때문에 지리적 위치(Geography), 채널(Channel), 기업 통계(Filmography) 등을 활용하여 정보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도 한다. 좀 더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상세한 고객 프로파일링(Customer Profiling)을 할 수 있지만 사실(Fact) 전달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다음과 같이 해 볼 것을 권고한다. B2B 고객 분류 시에는 경제적 관점에서 포착된 사업 기회 및 실적 등을 고려하여 고객을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런 방법을 ‘Value-Based Segmentation(VBS)’라고 한다. VBS는 고객 계층화 관리(Tier Management), 파레토 법칙 등 다양한 기법들을 적용하여 고객군을 발굴할 수 있다.
특히, 고객충성도(Customer Loyalty)와 고객관리비용(Retention Cost)의 관점에서 매트릭스를 만들면 핵심고객은 고객충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높고 고객관리비용도 적게 드는 고객, 파트너고객은 고객충성도는 높지만 고객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고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파트너고객을 잘 대응하여 고객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사업성과 창출 측면에서 매우 유익하며, 범용상품고객에게는 범용품(Commodity)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해당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아울러 저성과 고객은 점진적으로 거래를 줄여나가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 고객충성도와 고객관리비용, 제품 구매액을 지름으로 하는 원을 가지고 버블차트로 그려보면 Figure III-25와 같이 그려질 수 있다. 상위 Tier1, Tier 2에 속한 고객들 즉, 핵심 고객군(Key Customer Segment)은 소수이나 기업의 제품 판매액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들을 뜻하며 과거와 현재의 고객인 기존 고객군에 비해 잠재 고객군은 신규 및 미래의 고객들로서 마케팅/영업 활동을 보다 집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 고객세분화에 따른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면 범용상품 고객에게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할 것인지? 영업 측면에서는 어떤 제안을 통해 핵심고객으로 전환할 것인지? 파트너고객에게 소요되는 고객관리 비용은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지? 또한 구매액 또는 거래금액은 어떻게 증가시켜 버블의 크기를 키울 것인지 등 마케팅, 영업, 내부혁신, 사업전략 관점의 과제 수립이 가능하게 된다. Table III-17은 세분화의 장단점을 정리한 것이다.
시장세분화 또는 고객세분화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생활 스타일(Life Style)을 연구하는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은 그때 그때 시대상을 반영한 재미난 버즈(Buzzword)들을 많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음은 그런 차원에서 널리 알려진 용어들이다.
- DINK: Double Income No Kids
- GLAM: Greying, Leisured And Moneyed
- GUPPY: Gay, Upwardly Mobile, Prosperous, Professional
- YUPPIE: Young Urban Prosperous Professional
- SITKOM: Single Income, Two Kids, Oppressive Mortgage
- WASP: White Anglo-Saxon Protestant.
8.2 군집분석(Cluster Analysis)
한자성어에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어울림을 뜻하는 말인데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은 개인 또는 여러 개체 중에서 유사한 속성을 지닌 대상을 몇 개의 집단으로 그룹화한 다음, 각 집단의 성격을 파악함으로써 데이터 전체 구조의 이해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유사한 것끼리 차례대로 합쳐 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 유사한 정도(similarity)를 측정하기 위해 거리나 상관계수 등 통계적 기법이 동원된다. 예를 들면 카드사에서 VIP고객들을 군집화하여 일반 고객군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파악하여 일반 고객들 중 VIP고객들의 특성을 띤 고객(군)을 대상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군집분석에는 다음과 같이 2가지 방안이 있다.
계층적 군집분석
비계층적 군집분석
계층적 군집분석은 N개의 군집을 가지고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하나가 남을 때까지 유사한 것끼리 합치는 방법(Bottom-up 방식. 병합방법)과 모든 레코드를 포함한 하나의 군집에서 N개의 군집으로 나누는 방법(Top-Down 방식, 분할방법)이 있다. 비계층적 군집분석은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을 통해 미리 군집을 예상하여 합쳐가는 방법이다. K-means 분석 같은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군집분석은 고객 세분화 또는 시장 세분화를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및 영업 전략에 활용할 수 있으나 이를 이용해 통계적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군집수(number of clusters)를 몇 개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항상 이슈이다.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분석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다. 그 말은 모든 통계가 그렇듯이 통계의 유의미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비용효율적인 방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Table III-18은 군집분석의 장단점을 정리한 것이다.
군집분석은 통계 소프트웨어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통계적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하므로 이 장에서는 기본적인 개념만 소개하였다. 통계 소프트웨어는 SPSS, SAS와 같은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여 불법소프트웨어에 탐닉하지 말고 공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보자. 그런 측면에서 'R'은 매우 훌륭한 도구이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이 뜨면서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는 공공 데이터의 분석도 이런 R을 통해 쉽게 해볼 수 있다. 윈도우, macOS, 리눅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작가능하고 R 자체가 스크립트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므로 R-Studio를 통해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여 Presentation할 수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시라.
- R 프로젝트 : 공개소프트웨어인 R을 소개하고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https://www.r-project.org/
- R Studio : R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소위 말하는 IDE(통합개발환경)을 제공한다
https://www.rstudio.com/
*참고로 macOS를 사용하는 사람은 Xcode도 같이 설치해야 한다. 여기서 IDE 환경을 불러오는 듯
[1]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2] B2B 사업은 거래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규모도 크며, 거래가 한번 발생하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Prologue
Part I. 컨설팅 산업은 부활할까?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1/2)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2/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1/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2/2)
3. 컨설팅 기업들의 전쟁
Part II. 컨설팅 스킬
4. 논리적 사고 (1/2)
4. 논리적 사고 (2/2)
5. 문제해결기법 (1/3)
5. 문제해결기법 (2/3)
5. 문제해결기법 (3/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1/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2/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3/3)
Part III. 컨설팅 도구와 기법
7. 경쟁 및 산업 분석 (1/4)
8. 고객요구 분석
9. 수익성 분석
10. 역량 분석
11. 시사점 및 대안 도출
Part IV. 컨설팅 방법론
12.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14. 프로세스 혁신
15. 신사업 개발
16. 사업타당성 분석
17. 정보전략컨설팅(BPR/ISP) 방법론
Part V. 컨설팅 사업 개발 및 이행
18. 컨설팅 사업 개발
19. 성공하는 컨설팅 사업 제안
20.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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