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ratitude list for summer 2023
감사 1.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밴쿠버로 돌아오는 날. 바로 집 앞에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올해 칠순이 되신 장인어른께서 굳이 매번 인천공항으로 데리러 나오시고, 출국할 때도 데려다주십니다. 어머니댁에 머물다 처가에 가는 날 비가 조금 내렸는데 사위가 짐 가지고 오다가 비 맞을까 봐 지하철역까지 데리러 나오십니다.
감사 2. 역시 예상대로 장모님은 비행기 수하물 한도 무게인 23kg를 초과해서 갖가지 음식과 선물을 준비하셨습니다. 짐을 줄이기는커녕 기왕 초과한 거 추가 운임 $100에 해당하는 한도 무게인 32kg을 꽉꽉 채워주셨습니다. 아이고 허리야. 하하.
감사 3. 홀로 너무도 잘 지내고 계시는 어머니께 깊이 감사합니다. 저도 어머니처럼 나이 들고 싶은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 4. 한 달 만에 돌아온 밴쿠버.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순두부찌개를 커다란 뚝배기에 넘치도록 끓여놓고, 갈비찜과 반찬을 무려 다섯 가지나 만들어서 한상 가득 저녁상을 차려줍니다. 한 달씩이나 집을 비워서 독박 살림과 육아를 하게 한 남편이 뭐가 이쁘다고…
감사 5. 한 달 만에 돌아온 아빠가 좋은지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와서 품에 안깁니다. 안을 때마다 느껴지는 아이들의 촉감과 체온과 냄새에 행복해집니다.
감사 6. 어젯밤 11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오늘 새벽 4시에 잠이 깼습니다. 시차 적응 첫날치고는 아주 양호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경보에 지친 밴쿠버의 아침 기온이 무려 겨우 18°C입니다. 으하하, 장난하나. (물론 낮기온은 27-8°C 까지 오르긴 합니다만…)
감사 7. 오랜만에 얼음 동동 “아아”가 아닌 집에서 모카포트로 올린 뜨거운 커피 한잔을 후후 불며 마시니 집에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납니다. 익숙한 ”집커피“를 마시고 나니 비로소 장운동마저 활발해져서… 아주 날아갈 것 같습니다. 으하하.
감사 8. 아침 6시 해 뜨자마자 운동화 신고 카메라 챙겨서 달리기 하러 나갑니다. 눈 감고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익숙한 동네길, 시야를 가득 채우는 녹색과 하늘색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