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일기, D-122
2주 연속 주 4일을 근무하는 황금 연휴가 찾아왔다.
그 시작이다.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진다.
월요일에 출근해서 직장 동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꼭 빠지지 않는 것은 '주말이 너무 빨리간다'는 것이다.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것이라는 걸 주말을 지나고 나면 새삼 깨닫게 된다.
예전에는 주 6일을 근무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떻게 했을까 싶다가도, 지금과 예전의 정보처리 속도를 비교하면 그때 그 시절과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모든 일을 전자적으로 처리한다. 직장 상사의 지시, 부서 간 협조, 부서 내에서의 자료 공유, 심지어 부서 내에서의 소통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메일, 문서 등 각종 시스템을 사용하여 처리한다. 이런 시스템의 사용으로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는 20년, 아니 10년 전과 비교해서 매우 빨라졌으며,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일하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정보를 처리하는 양도 많아졌다. 일하는 시간은 하루가 차이나지만, 처리해야 하는 일의 양은 하루만큼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쓸데 없는 고찰에서 돌아와 잠깐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남들 한 번씩 하는 것 같은(?) 휴학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시간에 경험이나 스펙을 쌓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거나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길 수가 없는 방학에도 나는 주로 알바를 하며 지냈다. (왜 그때 길게 여행을 다니지 않았을까 후회가 들곤 한다.) 아무튼 나를 충분히 힐링하게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 채로 나는 남들과 비슷하게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바로 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직장을 다닌지 만 10년이 되는 시간동안에도 나는 쉴틈 없이 '나'라는 공장을 돌렸다. 그러는 동안 한 달에 한 번정도 있던 편두통은 한 달에 여덟 번으로 늘어났고, 면역력이 약해져 편도염이 몇 달째 낫지 않아 결국 편도 제거 수술도 받게 되었다.
대학을 포함해 15년동안 쉼 없이 지내다 보니 어떻게 내 몸을 쉬게 하고 치유하게 하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주 2일 쉬는 것만으로는 5일간 쌓인 피로를 풀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만 10년을 회사를 다닌 지금쯤 되니 든다.
'주 4일만 근무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매일 머릿 속을 헤엄치고 다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