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책 쓸 마음먹은 것에 대한 변명
간단하게 여성의 난소를 집이라고 생각해 보자. 난소 저택 안에서 미성숙한 난자들이 바글거리며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그 수많은 예비 후보들 중 잘 나가는 녀석 하나가 '이 달의 배란권'을 따낸다. 이제 난자는 저택 바깥으로 대망의 첫 외출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배란, 즉 성숙한 난자가 한 달에 한 개씩 난소에서 배출되는 현상이다. (생리와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모든 배란이 임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수정이 되지 않은 난자는 그냥 없어진다. 그래도 여전히 배란은 중요하다. 일단 난자가 외출을 해야 짝도 만나고 데이트도 해 볼 수 있다. 배란은 생명으로 이어지는 모든 가능성의 시작이다. 어쩌면 책을 쓸 결심을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말해 뭐 해, 멋지잖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지난주에 생긴 것이 아니라면, 몇 년 된 것이라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써야 하는 사람이다. '의미의 우주'에 한 발을 들였고, 그 우주에 자신의 의미를 보태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 책 한번 써봅시다』- 장강명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