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거리 목표 달성법
달리기 양말을 콱 신어버리고, 달리기 정신으로 갈아 끼우려 ‘레드썬!’을 했지만요
달릴 각오로 길거리로 나와도 어쩐지 발이 무거운 느낌.
마음속에는 오늘 달릴 코스를 떠올려봅니다. 반환코스와 도착점을 상상해 봅니다.
그럼 왠지 너무 멀고 힘들게 느껴져요
‘아.. 저 반환점까지 언제 갔다 오나’
8월 한여름 달리기는 너무 더웠지요 조금만 뛰어도 땀이 줄줄 납니다. 입안이 쩍쩍 마르고요. 왠지 다리는 더 무거운 느낌.
12월 한겨울 달리기는 너무 추웠지요. 운동화를 뚫고 들어오는 칼바람, 손이 시려 주먹을 꽉 쥡니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기분.
이럴 때 마음속에 작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뛸까 말까? 집에 갈까? 그냥 하지 말까?’ 뾰로통한 아이처럼 마음속에 들리는 그 말.
이때 저는 마음속의 아이를 이렇게 달래곤 합니다 ‘오늘 목표거리 다 안 뛰어도 돼. 하고 싶은 만큼만 뛰면 돼. 달리기 양말 신고 나온 거 아깝잖아 바람 쐬고 가자. 아주 조금만 뛰어보자’
어떻게 거리를 써냐고요?
내가 달릴 거리를 짧게 짧게 잡고, 바로 코 앞까지만 달리는 거예요.
처음부터 오늘 목표한 곳을 생각하고 달리면 너무 멀게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바로 앞 저 가로수까지만 뛰자’라고 생각하면 쉽게 느껴지거든요 눈앞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가로수 까지는 단 100m 저기까지 뛰는 건 어렵지 않지? 하고 뛰어보는 거예요 그럼 금방 뛸 수 있는데요
그 가로수를 통과할 때 ‘여기까지 뛰었다 잘했어!' 하고 즉시 기분 좋은 마음이 들고요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바로 다음 목표물을 봅니다. ‘저 신호등까지만 뛰자’ 그리고 신호등까지 뛰고 얼른 기분이 좋아지지요.
다음은 ‘저 빨간색 간판까지 뛰자’ 그다음은 ‘저 큰 나무까지만 뛰자’ 하고 생각하며 뛰어요
그렇게 뛰기로 한 거리를 잘게 썰어 짧게 반복하며 뛰어가요 아주 머나먼 목표지점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까지를 그냥 냅다 뛰면 되죠. 성취도 쉽고 달리기도 쉬워지더라고요
달리기도 너무 먼 목표를 생각하면 힘이 들죠.
그저 눈앞에 있는 거리의 작은 목표물을 향해 뛰고, 또 다음 목표물을 잡고 뛰어요. 그럼 어느새 내가 정한 목표 거리를 다 뛰었더라고요.
히말라야를 등반에 성공한 산악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나는 히말라야 정상을 오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다음 발걸음 옮길 곳만 보고 산을 올랐다. 그랬더니 히말라야 정상에 올랐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울 자동차로 운전해서 간다고 생각해 보면요.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고작 차 앞 백 미터쯤을 비춰주고요. 운전하는 사람은 그 100m 미터 앞을 따라 쭉 운전하다 보면 어느새 미국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고 해요.
지금 이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
글을 쓰기 전에는 어쨌든 몸이 편하고 글쓰기를 안 하려고 미루고 미루지요. 하지만 ‘10분만 써보자’ ‘딱 5줄만 써보자’ 하고 타이머 켜고 쓰는 글들이 쌓여 글 한 편을 완성합니다. 그럼 언젠가 달리기 브런치 북을 완성하겠지요
거리를 잘게 썰기. 작은 목표들을 향해 뛰기. 이게 제가 달리기를 시작하고 거리를 늘려 뛸 수 있었던 방법이었어요. 달리다가 너무너무 힘이 들 땐 주변을 둘러봅니다. ‘저기. 그래 저기까지만 뛰자’ 하고 조금 더 뛰다 보면 발이 자동으로 앞으로 나가는 경험을 했거든요.
그렇게 다져진 몸과 마음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살아가는 데도 힘이 되었어요.
너무 멀고 거대한 목표에 겁먹는 대신 오늘치 목표를 잡고 짧게 달성해 나가는 것, 눈에 보이는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미션을 격파해 나가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세우는 것, 그게 최종 목표를 향해 가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맞아요. 저는 달리기를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들 무엇이든
다음 글엔 달리기 fun run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무조건 재미있어야 달리죠 그쵸?
https://brunch.co.kr/@folsy/98
https://brunch.co.kr/@folsy/95
목차
프롤로그
달리면 달라져? 어쩌다 보니 거저 얻은 달리기 나비효과
1부 몸이 고장 났을 때 달렸더니
-잠이 안와서
-술이 술술술
-20년 전 마라톤
-아이스크림 홀릭
-루틴의 뒷덜미
-달리기 3분 스피치
2부 마음이 고장 났을 때 달렸더니
-거리를 잘게 썰기
-펀런이 유행이래
-보고싶어 달려가기
-궁하면 통한다
-방해꾼 손절하기
에필로그
달리면 달라져! 숫자 기록 대신 인생이라는 길에 나다운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