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계절
지난겨울 제주는 별을 볼 수 있는 날이 참으로 드물었습니다. 2월 설 연휴 때가 다 되어야 관측다운 관측을 할 정도였으니.. 날씨가 좀 심했네요 ^^; 그래선지 계절별 별자리 소개에 겨울철 별자리가 슬쩍 빠졌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겨울을 기다려 봐야겠네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요새 꽃샘추위가 있긴 하지만 슬슬 날이 풀려가는 게 길가의 꽃들을 보며 느낍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수선화며 매화가 한창 펴있고 목련도 슬슬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는 듯합니다.
사실 봄철에는 별을 보는 게 겨울만큼이나 쉽지 않습니다. 봄비가 내리는 것도 내리는 거지만 날씨가 좋은 날도 막상 나가보면 중국발 황사 및 미세먼지 그리고 곳곳에서 날리는 꽃가루들 때문에 뿌옇게 보이는 날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철 밤하늘이 매력적인 건 다른 계절보다 외부은하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외부 은하중 절반 이상이 봄철 별자리에 있습니다.
우선 봄철 별자리의 시작은 하늘의 북두칠성을 찾는데서 시작합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별을 이어서 호를 그려가다 보면 (노란 선)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이 별이 목동자리 알파별인 아크투르스입니다. 시리우스, 카노푸스에 이어 북반구 밤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은 별로 곰의 수호자라는 뜻을 가집니다. 여기서 곰은 북두칠성 그러니까 큰 곰자리와 북극성이 있는 작은 곰자리를 뜻합니다. 지구에서 대략 36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아크투르스에서 다시 호를 그려 나가면 두 번째 밝은 별에 도착하는데 이 별이 처녀자리의 알파별인 스피카입니다. 지구에서 250광년 정도 떨어진 이 별은 밀 이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황도 12궁 중 하나인 처녀자리는 이 스피카를 포함한 별자리인데요 이삭을 줍는 처녀를 연상한 듯합니다.
봄을 은하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처녀자리에 있습니다. 마카리안 체인이라고 불리는 연쇄 은하단이 바로 그것인데요 지난 글에 이야기했다시피 우리 은하가 속한 처녀자리 국부 은하군에 속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하는 은하들이 바로 이 은하단입니다.
북두칠성에서 출발하여 아크투르스 - 스피카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봄의 대곡선이라 부릅니다. (노란 곡선)
이 처녀자리 위쪽에 보면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사실 이것은 별이 아닌 행성입니다. 요새 목성이 이 위치에서 보이곤 합니다. 이 목성 위쪽으로 보면 물음표 모양으로 이어진 별자리가 보이는데 이 별자리가 사자자리입니다. 목성이 없었더라면 이 부근에서 밝은 별이 하나 보일 텐데요 이 별이 사자자리의 알파별인 레굴루스입니다. 참고로 레굴루스는 밤하늘의 1 등성들 중 제일 어두운 1 등성입니다. 사자의 심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자자리 역시 황도 12궁 중 하나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죽인 네메아의 사자를 뜻한다고 하네요. 지난 글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사자자리에도 역시 볼만한 은하들이 숨어있습니다.
레오 트리플렛이라고 부르는 대상인데요 NGC3628, M65, M66 세 은하로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각기 다른 세 은하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사자자리에 위치한 세 쌍둥이. 레오 트리플렛이라고 부릅니다. 사자의 뒷부분에 위치한 별이 데네볼라라고 하는 별인데요 레오 트리플렛은 레굴루스와 데네볼라 사이 대략 2/3 지점에 위치 해 있습니다. 레오 트리플렛 이외에 사자자리는 매년 11월 17일~18일경 유성우가 떨어지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아크투르스 - 스피카 - 레굴루스를 잇는 삼각형을 봄의 대삼각형이라고 부릅니다.(녹색 삼각형)
이렇게 찾고 보면 봄철 별자리 및 대상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맘때쯤 볼 수 있는 그 외의 별자리는 어떤 별자리가 있는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별자리들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름은 일부러 생략했습니다. ^^; 한번 찾아보도록 할게요~
일단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오는 별자리는 뭐니 뭐니 해도 북두칠성일 것입니다. 일단 국자 끝부분을 연장해서 가다 보면 작은 북두칠성처럼 생긴 별자리가 보이는데 이 별자리가 바로 작은 곰자리입니다. 끝부분에 북극성이 보이네요.. 북두칠성과 작은 곰자리 사이 기다란 별자리가 보이는데 이 별자리가 용자리입니다.
다시 북두칠성으로 돌아와 여기서 봄철 대곡선을 그려보시면 목동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앞서 봤던 처녀자리는 화각상 잘렸네요 ^^; 목동자리 오른쪽으로 반원형의 별자리가 보이는데 이 별자리가 북쪽 왕관자리입니다. 흔히 목동이 처녀에게 선물하는 왕관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북쪽 왕관자리에서 다시 우측 상단으로 보면 삼각형으로 시작되어 이어지는 별자리가 보이는데 이 별자리는 뱀자리입니다. 사진에서는 일부 잘려 보이고 있네요. 뱀자리와 북쪽 왕관자리 아래쪽으로는 허큘리스(헤라클레스) 자리가 있습니다. 허큘리스 자리에는 북반구에서 가장 밝은 구상성단인 M13이 위치 해 있습니다.
북두칠성 오른편을 살펴봤는데요 이제 왼편을 바라보면 상단에 살짝 잘린 사자자리가 보입니다. 그 사자자리 앞으로 >-< 모양의 별자리가 있는데 이 별자리가 황도 12궁 중 하나인 게자리입니다. 계절상으로는 겨울철 별자리에 속하는데요 (사자자리 왼편으로는 서쪽이라 지는 별자리입니다) 이곳에는 프레세페 성단이라고 불리는 M44가 위치 해 있습니다. 태양계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개성단으로 위 사진에도 찍혀있습니다 :)
게자리에서 서쪽으로 보면 I자 모양의 별자리가 있는데 이 별자리가 작은 개자리이고 위의 밝은 별이 작은 개자리 알파별인 프로키온입니다. 태양계에서 11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비교적 가까운 별입니다. 작은 개 자리 아래쪽으로는 황도 12궁인 쌍둥이자리가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겨울철 대상들이 서서히 지고 있고 봄철 대상이 하늘의 천정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새벽이 되면 동쪽으로는 여름철 대상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
이 외에 봄철에 볼 수 있는 은하들이 몇 개 더 있는데요 이는 지난 제주의 밤하늘 #6에서 다뤄서 생략합니다. ^^; 궁금하신 분은 링크를 통해서 보시면 됩니다.
봄철 별자리에서는 큰 서사는 없으나 선을 하나하나 잇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록 황사라는 복병이 숨어있긴 하지만 여름철 은하수라는 화려한 대상을 기다리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 봄이 오긴 했으나 아직 해가 떨어지고 나면 많이 춥기 때문에 관측을 나갈 때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밤하늘이 밝게 빛나는 봄철 밤 따뜻한 담요와 돗자리를 가지고 야외로 나가 봄철 별자리를 한번 그려보고 M44가 맨눈으로 보이는지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입니다. 별자리를 이어가다가 별똥별을 본다면 잽싸게 소원을 빌어야겠지요? ^^; 사실 어~ 하다 보면 지나가긴 합니다만..ㅎㅎ
그럼 재밌게 별 보시고 궁금한 점을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