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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logic Jul 19. 2018

한글 조합을 위한 - 디자인 형태 분석 (실전#2)

휴먼매직체를 기반으로...

지난 이야기에서 "휴먼매직체"의 구조를 통하여 어떻게 한글 조합이 이루어지는지를 알아보았고, 이러한 조합을 위하여 각 자소가 따로 디자인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휴먼매직체의 경우 초성2벌, 중성 1벌, 종성3벌로 이루어진 140자의 자소만으로 한글 11,172자를 조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이를 위하여 디자인상에 어떠한 장치를 해 두었는지가 이번 이야기의 주제이다.


앞선 이야기들 중 종성의 위치에 대하여 설명했던 폰트만들기 #10 와 한글 조합을 위한 - 디자인 형태 분석 그리고 앞선 한글 조합을 위한 - 디자인 형태 분석 (실전#1)를 미리 읽고 이번 이야기를 읽어 주시길 바란다.


한글의 각 자소가 어떻게 서로 만나는지에 대한 고려가 조합용 자소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또한 각 글자가 조합된 이후 그 글자의 넓이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조합을 위한 고려 사항


1. 초성과 중성이 만나는 경우 

     중성   "ㅗ", "ㅛ", "ㅓ","ㅕ"와 같은 경우처럼 초성 중 중성이 있는 면이 막혀 있을 때 그 만남이 너무 근접하지 않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즉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적절히 겹쳐 있어야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볶"의 경우 "ㅂ"과 "ㅗ"가 서로 겹쳐 보이기는 하나 초성의 공간 내부로 들어가지 않을 만한 영역까지만 그려져 있고, "뼟" 역시 "ㅃ"과 "ㅕ"가 서로 겹치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의 디자인 고려가 조합 글꼴에는 항시 존재해야 한다.


휴먼매직체의 경우 중성을 한벌만 사용하지만,  과거 "한메한글 for 윈도우"용으로 기본 번들되기 위해 제작된 우리 회사의 조합 글꼴들은 중성의 종류가 10벌에 육박하였다. 탈네모꼴도 아니고 가변 넓이도 가지지 않은 경우 정방형에서 하나의 글자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 었던 것이다. 


벌 수가 적다거나 많다고 하는 것은 글꼴이 잘 만들어졌거나 아닌 것의 판단 기준이 아니다. 단지 디자인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조합자를 만들었냐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다.


예를 들자면 

위와 같은 명조 계열의 글꼴의 경우 "곡"의 "ㅗ"를  "몰"의 "ㅗ"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2. 중성과 종성이 만나는 경우


"중성"과 "종성"이 만나는 부분은 "초성", "중성"의 경우보다 더 복잡하다.

앞선 초성, 중성 디자인의 고려 사항에 더하여 중성 위치에 맞추어 종성이 위치해야 하는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휴먼매직체도 3벌의 종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휴먼 매직체의 경우 종성은 3가지로 분류되는데...

첫 번째 종성은 "ㅗ"계열(2형)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 종성은 "ㅏ"계열(1형)을 위한 것이고,

세 번째 종성은 "ㅘ"계열(3형)을 위한 것이다. 

(1,2,3형은 앞선 글에서 내가 임의로 분류한 것임)


탈네모꼴 글꼴이 아니라면 종성의 위치가 상하로 이렇게 크게 변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의도가 이러한 변화를 원했다고 하면 이에 맞추어 조합 글꼴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의도적으로 1형 받침만을 상단으로 움직여 위치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종성은 중성의 위치에 따라 좌우 이동이 필요하다고 앞선 이야기에서 언급하였고 휴먼 매직체의 경우도 받침의 좌우 위치는 중성의 형태에 따라 좌우로 움직여서 디자인되었다.


"태-3벌타이프체"의 경우 종성의 위치를 좌우로 움직여 두 가지 분위기를 만들었음을 보여준 것처럼 종성의 위치 변화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다.

태-3벌 조합체의 두가지 변형


폰트 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특정 중성이 올 때 종성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나, 휴먼매직체의 경우 각 자소의 위치 변화를 주는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로 종성의 형태에 따라 중성이 미세하게 변하는 모습을 앞선 글에서 다시 한번 가져와 이곳에 보인다.

태-신헤드라인D의 중성 변화



3. 글꼴의 넓이

휴먼매직체의 경우 중성의 종류에 따라 그 넓이 값을 달리 가진다.


ㅏ, ㅑ, ㅐ, ㅒ, ㅔ, ㅖ, ㅘ, ㅙ - 458

ㅓ, ㅕ, ㅝ,  - 410

ㅢ, ㅚ, ㅟ, ㅣ- 393

ㅗ, ㅛ, ㅜ, ㅠ, ㅡ - 350


위와 같은 분류와 넓이 값을 가지고 있고, 이를 글자 하나하나에 반영되어 있다.


그림의 상단에 작게 표시된 숫자가 각 글자들의 넓이 값이고 그에 따라 각 글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상으로 두 편의 이야기에 걸쳐 "휴먼매직체"가 조합을 위하여 어떻게 디자인되었는지를 보여 주었다.

이 분석은 특정 글꼴을 기반으로 진행한 것이므로 이 내용을 일반화 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글 조합을 위한 디자인 원칙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발매된 훌륭한 디자인의 글꼴들이 글꼴 디자인을 공부하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음을 알렸다면 만족한다.


한글 조합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코딩에 대해서는 차후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혹시라도 한글 자소를 디자인하고 조합을 통하여 유니코드 한글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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