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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logic Oct 25. 2018

글꼴 균형 잡기와 템플릿-초성의 세로 위치 기준

사각 박스 안의 한글


최초의 한글은 한자와 함께 사용되는 보조적인 역할을 가진 문자였다.

그래서 한자와 같이 정방형 네모에 꽉 차게 써져야 했고, 받침이 없는 한글의 초성은 위아래 중앙에 맞춰서 디자인되었다. 이러한 경우 글꼴의 무게 중심은 상하의 중앙에 있게 된다.

받침이 있을 경우에는 받침을 제외한 공간의 중간쯤에 배치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한글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 구성과, 아름다운 조형미는 단순히 사각 박스에 그 모양을 구속하지 않게 된다. 한글을 사랑하는 수많은 시각 디자이너 분들이 한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조형으로 한글을 재창조하고 있다.


네모꼴, 탈네모꼴 한글 그리고 그 틀...


탈네모꼴 글꼴의 기준은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이 균형 잡힌 상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글꼴을 디자인할 때는 상단 맞춤의 형태로 글자가 디자인된다.

위의 예처럼 바탕체의 글자들과 한겨레신문사를 위하여 우리 회사에서 제작하였던 돌체의 글자들은 서로의 초성 위치가 확연하게 다르다.

따라서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세로획 기반의 중성과 함께 템플릿을 만든다면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될 것이다.

받침이 없는 경우만을 가지고 만든 형태이니 참고하시라.

그리고 그 수치는 글꼴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글꼴 디자인 특성에 따라 만들어 나갈 영역이므로 그 수치는 가상으로 정한 것이다.




위의 글꼴은 한겨레 신문사의 제목 글꼴이었던 한겨레 결체의 제목체를 제작하던 당시의 초기 스케치이다. 디자인 초기부터 탈네모꼴의 의도에 따라 디자인한 상단 맞춤 글꼴의 전형이다.


초성의 형태는 각각 디자인에 따라 ㄱ,ㅅ,ㅈ,ㅊ등과 같이 아래 삐침이 있는 경우가 있고 이럴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에 따라 그 수치는 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ㄷ과 ㄹ이 차지하는 영역 역시 다르게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한겨레 신문 글꼴은 삐침의 영역이 ㄷㄹ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은 형태로 제작되었지만, 다른 형태의 디자인을 고려한다면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여백의 처리


그리고 초성은 상하 위치뿐 아니라 좌우의 위치도 고려의 대상이다. ㅅ과 같은 경우는 윗부분의 공간이 너무 넓어서 앞선 글자와의 간격이 넓어 보이게 되므로 이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하기도 하고, 자간을 어떻게 두어야 할지에 따라서 전체적인 틀이 바뀌기도 한다.

아래의 두 고딕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고딕 글꼴을 만든 것으로, 이러한 틀이 다름에 따라 어떻게 다른 글꼴이 만들어지는 지를 보여주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다름이 보이시는지? "사" 앞의 공간을 없애기 위하 각각의 글꼴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보이시는가?

A와 B의 "가사"단어의 공간 배분을 잘 살펴보시길 바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러 글꼴을 가지고 그 틀을 고민해 보고 본인의 디자인에 맞는 템플릿을 디자인 초기에 만들어 가는 것이 한글 글꼴 디자인을 위한 좋은 공부법이 될 것이다. 


디자인 초기에 정확한 구상을 하여 템플릿을 만들고, 자소의 특성에 따라 이를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방식을 택하여 글꼴 제작을 공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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