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을이 왔다.
라면 만드는 것 때문에 인천에 갔다가
소래포구에 들렸다.
꽃게 시세 1kg 15,000~17,000원 사이다.
3kg 사면 50,000원 준다는 아줌씨..
1,000원 깎아 주면서 생색은 10,000원이다.
갈까 하다가 보니 아직 가구에 담겨 있다.
돌아봐야 거기서 거기.
뒤로 돌아가면 조금 더 저렴한 것이 있다.
여기는 아이스박스를 사야 한다.
앞에 점빵보다 몇 천 원 비싸다.
이거 저거 따지면 가격이 비슷.
어시장 와서 가장 미련한 짓이 가격 흥정하러 다니는 거다.
가격보다는 물을 봐야 한다.
'싼 게 비지떡' 속담이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 여기다.
꽃게 사서 나오는 시간
십 분이 체 안 걸렸다.
오로지 꽃게 '물'만 봤다.
장모님 드리고 한 마리만 맛보기로 쪘다.
꽃게를 찜할 때는 구석구석 깨끗이 씻지 않는다.
바다껏은 민물과는 상극이다.
오래 씻으면 깨끗해지는 모습에 마음은 뿌듯해도
맛은 시간만큼 빠진다.
흐르는 물에 대충 씻고는 쪘다.
9월 초와 달리 살에 단맛이 돈다.
내장은 "나는 꽃게다" 외치는 듯 향이 좋다.
꽃게 먹기 좋은 계절이 왔다.
바다가 드디어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왔다.
바다의 계절은 땅의 계절과 달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