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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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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ug 30. 2024

내가 순댓국을 먹는 방법



내가 순댓국을 먹는 방법

1. 새우젓은 보고 넣는다.

2. 들깨가루는 넣지 않는다


이 두 가지는 항상 지킨다.

새우젓을 보고 넣는다?

새우젓이 나오면 국물을 우선으로 본다.


새우젓은 대부분 베트남산이다.

국물 없이 건더기만 있다? 넣을 때도 있지만 주로 순대나 내장과 함께 먹는다.

국물이 많다?

그러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유는


국물이 흥건한 새우젓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베트남산이라서, 중국산이라서는 아니다. 새우젓에 물이 많다는 것은 물을 넣고 불렸다는 이야기.

새우젓은 새우에 소금 넣고 숙성하는 사이에 물이 생긴다. 새우 몸체가 소금 삼투압에 의해 연해 지기 시작하면 미생물이 단백질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새우와 소금만 있던 것에 물이 생기기 시작한다. 물이 아무리 많다 해도 넉넉하게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순댓국 새우젓에 물이 흥건하다? 제조한 것이다.

새우젓(얼마나 숙성했는지는 모른다. 본 적이 없다) + 물 + 소금 + MSG를 넣고 만든다. 

굳이 넣을 이유가 없다. 숙성한 새우젓 맛이 아닌 소금과 MSG를 넣은 조미료일 뿐 우리가 아는 새우젓은 아니다.



이중에서 MSG 안 들어간 것이 있을까?


순대를 만들  때

순댓국 육수를 만들 때

순댓국 끓일 때

순댓국 양념을 만들 때

김치를 만들 때 MSG는 꼭 들어간다. 굳이 여기에다 MSG 법벅인 새우젓을 더할 이유가 없다. 


팔팔 끓고 있는 순댓국에 새우젓 넣으면서 소화효소 이야기 해서는 안 된다.


팔팔 끓고 있는 탕에 새우젓을 넣고는 새우의 소화효소가 많으니 어쩌고저쩌고하는 글이 꽤 있다.

개소리다. 효소는 60도가 넘어가면 활력을 잃는다. 효소의 성분은 단백질. 열에 변성이 되면서 원래의 기능을 잃는다. 좋은 새우젓이 있으면 그냥 순대나 머릿고기, 내장 등을 찍어 먹는다. 


물이 거의 없는 새우젓을 내는 순댓집이 많지 않다.


들깨가루를 넣지 않는 이유는 산패취다.

넣어서 끓인 순댓국을 만나면 '대략난감'이다.


막 볶아서, 막 간 들깨가루는 고소하다. 들깨는 고소함이 장점. 장점이 있으니 단점도 분명히 있는 법. 들깨의 단점은 산화에 약하다는 것. 참깨보다 산화에 약해 들기름이 참기름보다 유통기한이 짧다. 쉽게 산화가 된다. 그렇기에 상 위에 올려진 중국산 들깨가루가 언제 생산해서, 언제 들어와서, 언제 올려졌는지 모른다. 냄새를 맡아보면 고소한 냄새 뒤에는 기름 산화하는 냄새가 있기에 따로 넣지 않는다. 간식인 강정도 들깨로 만들면 조금 더 일찍 기름 상하는 맛이 나기도 한다. 들깻가루를 제대로 먹는 방법은 아마도 이런 식이 좋을 거 같다. 일본식 돈가스 식당에 가면 작은 절구를 준다. 깨를 갈라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들깨와 절구를 준다면 넣겠지만 갈아서 상 위에 있는 들깨가루는 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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