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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Sep 08. 2024

전쟁 속 발명된 보관기술의 혁명

통조림

역사 속에서 전쟁은 기술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었다.

무기와 군사 장비의 필요성은 신기술의 발명과 혁신에 박차를 가했으며, 이는 일류문명의 발전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음식에서도 전쟁은 파격적 혁신을 창조했다.

통조림이 그 대표적인 산물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인류는 상당기간 건조나 염장기술을 통해 음식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런 보존법은 18세기말에 이르자 한계에 부딪힌다. 장기간 지속성과 식품안전의 한계에 노출되었고, 맛과 풍미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전쟁통에 군인들의 건강과 사기를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경험으로 발견한 최대의 보존기술인 통조림이 1804년에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병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병조림이었다.

통조림은 기존의 보관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게 신선함을 유지하면서도 유통기간을 극대화했다. 음식 본연의 풍미와 식감을 살리면서도 오래 저장할 수 있어 식품 보관의 혁명이자 창조적 파괴였다. 


1795년 프랑스의 군인이자 황제인 나폴레옹 1세는 유럽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느라 식량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장기간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은 신선한 음식 부족으로 괴혈병 등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운반시설과 보관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과거에는 전쟁 중에 병사들을 잘 먹이고 체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전쟁의 승패를 갈랐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나폴레옹은 전투 식량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1만 2,000프랑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한다.

1804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 제과점을 운영하던 니콜라 아페르가 이에 도전장을 던진다. 

그는 샴페인 유리병에 잘게 썬 양배추, 당근 등의 채소를 담고 코르크 마개를 느슨하게 막은 뒤 끓는 물에 30~60분간 가열했다.

나폴레옹과 병조림(MBC)

마지막으로 뜨거울 때 코르크 마개를 촛농으로 밀봉하였다. 이를 통해서 와인 병 안의 음식이 20일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 놀라운 발견을 이끌어 낸다.

1803년 채소, 과일, 고기, 생선, 유제품 등 필수 식품의 병조림이 프랑스 해군과 함께 시험 항해에 나서기 시작했다.


병조림을 본 나폴레옹은 음식의 저장 기간을 늘려주는 전투 식량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취사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했고, 식량의 보급체계를 단순화함으로 부대의 행군 속도를 엄청 빠르게 만들었다.

또한, 병조림은 인류 식생활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겁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 때문에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현재의 통조림은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최초의 통조림과 개발자(위키미디아)

1810년에 프랑스인인 필립 드 기라르가 통조림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다.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듯 깡통에 음식을 담아 밀봉하는 바로 그 보존법이었다. 

기라르는 영국으로 건너가 피터 듀란드와 병조림대신 세계 최초로 양철 통조림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업화는 시도하지 않고 특허를 브라이언 돈킨과 존 홀에게 판다. 

그리하여 1812년 템스강 우측 버몬드 지구에 돈킨과 홀 두 사람이 세계 최초의 통조림 공장이 문을 열었다.


이렇게 발명된 통조림은 현재까지도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 접목된 최고의 발명품이다.

상온제품을 몇 년 동안이나 보관할 수 있게 해 주므로 다양한 식품이 만들어진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음식이 다양한 국가로 전파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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