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

by 최용윤
이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기쁨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가정의 웃음이다
-페스 탈로서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 말처럼 나는 결혼하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중학생 때부터 집에 있는 시간보다 기숙사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보다 코치 선생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고, 평일에 훈련이 끝나면 주말이면 집에 갔다.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셔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밭에 계시는 일이 많았다. 농사일이 아무리 바빠도, 일손이 부족해도, 나한테만은 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일은 언제나 부모님과 동생이 다했다. 방에 누워 있는데 동생이 어머니께 하는 말을 들었다.

“형은 왜 일 안 시키고 나만 깨워서 일 시켜요?”

“형은 피곤하잖니 5일 내내 운동을 해서. 네가 좀 이해해주렴.”

그렇게 말씀하셔서 나는 일을 안 하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가정이 생기면서 알게 되었다. 일을 시키지 않았던 건 내가 소중한 가정의 한 사람이었기에 가족 모두 배려를 해줬다는 걸 알았다. 가정의 배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가정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가정의 소중함에 대해 인상적인 소감을 남긴 감독이 있다. 리투아니아 잘기 리스팀 사루나스 자시케비치우스(SARUNAS JASIKEVICIUS) 감독은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는 기자에게 이런 인터뷰를 남겼다.

기자 : “감독님, 얼마 전 아구스트 선수가 준결승 시리즈 중에 출전을 포기했습니다. 그 이유가 아이의 출산에 참여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는대요.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감독 :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기자 : “네”

감독 : “제가 다녀오라고 했어요.”

기자 : “하지만…. 시리즈 중에 팀을 떠나는 게 정상적입니까?”

감독 : “기자분은 자식이 있나요?” “젊은 기자분도, 아이를 가진다면 이해할 겁니다. 자기 아이가 태어난다는 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감독 : “삶에서 농구가 가장 중요합니까?”

기자 : “아니요. 그러나 준결승전은 중요합니다.”

감독 : “누구에게 중요하죠?”

기자 : “팀이요”

감독 : “팀? 어느 팀에 중요한 거죠?”

기자 : “잘기 리스팀이요”

감독 : “오늘 경기장에 사람들이 얼마나 왔습니까? 이런 문제가 중요합니까? 당신이 첫 아이를 갖는다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겁니다.”


세상에서 가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가정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 가정이 파괴되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가정은 당신 인생의 나무뿌리와 같다. 뿌리가 약하면 달콤한 과일도 열리지 못한 채. 뿌리가 뽑혀 바람에 날아가는 게 바로 가정이다.

휠체어 농구 감독이 되기 전 A회사에서 면접을 본 적이 있다. 면접관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이 회사는 술자리가 많은데. 만약 와이프가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면 어쩌시겠습니까?”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만약에 그런다면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당연히 면접은 불합격됐다. “그만두지 않겠습니다.”라고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했다면 붙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고 싶지 않은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나는 일보다 가정을 내 인생의 가정 첫 번째 우선순위에 두었다. 둘째, 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셋째, 내 마음을 속이면서까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가정이 파괴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다. 내가 초등학교 때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남의 집에서 일을 해 번 돈으로 우리 형제를 키우셨다. 일하는 중간에 새참으로 빵이 나오는데 언제나 안 드시고 가져와 배고픈 우리 형제 입속으로 넣어 주셨다.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당연히 일보다 가정을 내 인생의 가정 첫 번째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


인도 속담 중에 “가정에서 마음이 평화로우면 어느 마을에 가서도 축제처럼 즐거운 일들을 발견한다.”라고 하였다. 그만큼 인생에서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크다. 가정이 행복해야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애인과 싸우고 나면 일이 손이 잡히지 않는 경험은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가정에 일이 생기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정에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팀은 일 년에 5개 전국 휠체어농구대회(고양시장컵, 우정배, 온양온천 배, 충청남도 장애인체육대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를 참가한다. 길게는 5박 6일 짧게는 2박 3일이다. 대회를 참가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아내가 혼자 쌍둥이를 육아한다는 생각을 하면 걱정과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대회 기간 틈 날 때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해서 아내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한다. 아내가 기분이 풀리면 그 날 하루도 기분 좋게 풀린다. 그만큼 가정은 일과 관계가 깊다. 당신이 성공하려면 더욱더 가정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이를 무시하면 탈선만이 뒤따를 뿐이다.


이창현 작가는 그의 시 『소중한 것은 가까이 있다』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항상 가까이 있는

공기의 소중함을 잊어버린다.

항상 가까이 있는

물의 소중함을 잊어버린다.

항상 가까이 있는

친구의 소중함을 잊어버린다.

항상 가까이 있는

부모님의 소중함을 잊어버린다.

우리의 행복을 멀리서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것을 자주 잊어버린다.

소중한 것은 가까이 있다.

매일 보고 매일 가까이 있다 보니 나 또한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곤 한다. 내가 힘들 때, 내가 괴로울 때, 내가 외로울 때 말없이 지켜주는 건 가정밖에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처럼 잃고 나서 후회하지 말자. 그때는 늦는다. 당신 옆에 있어주는 건 친구도, 회사도, 돈도 아니다. 오직 가정이다. 가정이 있기에 당신이 살아가는 이유다. 그러니 명심하고, 명심하고 명심해야 한다. 가정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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