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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윤 May 14. 2020

행복,  제자의 성장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

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ED

한 명의 훌륭한 교사는 때로는 타락자를

건실한 시민으로 바꿀 수 있다-P. 월리


 “훌륭한 스승은 그 자체가 촛불이다. 제자들의 두 눈이 밝음에 트일 때까지, 어둠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를 다하여 타오르는 하나의 촛불이다.”


 유동범 시인의 말이다.


 스승에게 제자의 성장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 스승은 제자를 성장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제자의 성장은 스승에게 행복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K 선수는 J선수를 통해 우리 팀에 입단을 했다. J선수는 C지역 장애인척수협회에서 근무를 했다. 사업을 홍보하려고 N대학교를 방문을 했는데, 우연히 K 선수를 발견했다.


 J선수는 K 선수를 보자마자 내게 전화를 했다.


 “최 감독 내가 걸어 다니는 장애인을 봤는데 키는 한 175cm~180cm 정도 돼 보이고, 나이는 21살인데….”


 J선수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나는 말했다.


 “일단 데려와.”


 통화한 날 저녁 J선수는 K 선수를 훈련장에 데리고 왔다. J선수는 K 선수를 내게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K입니다.”

 “네 반가워요.”


나는 ‘너에게 관심이 없어’라는 표정으로 짧게 인사만 하고 뒤돌아 다른 선수에게 웃으면 인사를 했다.


 훈련 시간이 되었다. 나는 호루라기를 불었다.


 “삑~. 오늘은 새로운 선수도 왔으니 체조만 하고 바로 5대 5 연습 게임을 진행하겠습니다.”


 나는 A팀에 K 선수를 집어넣어 선발로 뛰게 했다. K 선수는 휠체어를 처음 타 보았기에 1포인(중증장애인) 선수보다 느렸다. 그런데도 선수 모두는 K 선수에게 격려와 칭찬만 했다. K 선수와 같은 A팀 선수들은 K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게 슛 찬스를 만들어 패스를 해줬고, 반대 B팀 선수들은 K 선수가 볼을 잡으면 느슨하게 수비를 해줬다. 이런 상황 속에서 K 선수는 여러번의 슛 찬스 끝에 남은 시간 1분을 남기고 한골을 넣었다. 골은 넣은 K 선수의 얼굴은 굵은 땀방울과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K 선수가 휠체어농구의 매력에 빠져 들 수 있게 딱딱하고 재미없고 힘든 훈련보다는 그저 휠체어 농구는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5대 5 게임만 시켰다. 그랬더니 K 선수는 다음 훈련에도, 그다음 훈련에도, 그 다음다음 훈련에도, 체육관에 왔다.


 내가 K 선수를 처음 봤을 때 무뚝뚝하게 대하고 게임만 시켰던 이유는 K 선수를 잡기 위한 계획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은퇴한 축구선수이자 MBC 축구 해설위원 겸 방송인 겸 축구감독인 안정환은 축구선수들이 운동이 끝나면 빵 하고 우유를 나눠주는 것을 보고 그게 부러워 축구를 시작했다고 했고,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이천수 선수는 볼 차는 게 즐거워 축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운동을 시작하려면 동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K 선수에게 본인도 모르게 동기를 심어주어 휠체어농구를 할 수 있게 계획했던 거다.


 휠체어 농구가 재미있다는 걸 안 K 선수는 훈련에 적극 참여를 했다. 그러나 훈련에 적극 참여 것과 다르게 K 선수의 성장 속도는 다른 선수보다 느렸다. 나는 K 선수를 성장시키려고 웃으며 칭찬을 해주기도 하고 때론 호랑이 선생님처럼 무섭게 혼내기도 했다. 그리고 K 선수에게만 따로 과제를 내줬다. 관심의 결과였을까. K 선수의 성장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K 선수가 우리 팀에 들어오고 5개월 후 G지역에서 H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가 열렸다. 예선 첫 경기에서 K팀과 맞붙었다. 2 쿼터 5분 30초 35대 33으로 우리 팀은 K팀에게 2점 지고 있었다. 우리 팀 센터 S 선수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S 선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S 선수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S 선수가 빠진 자리에 나는 과감하게 K 선수를 집어넣었다.


 나는 코트로 들어가는 K 선수에게 말했다.


 “나는 너한테 많은 거 바라지 않는 않아. 네가 잘하는 토킹. 그거 하나만 하면 돼.”


 K 선수는 코트에 들어가자마자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왼쪽 셋, 오른쪽 둘”


 나는 S 선수가 체력을 보충할 수 있게 K 선수를 3분 정도만 뛰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수비를 잘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K 선수는 Y선수를 맞고 있는 수비에게 스크린을 걸었다. Y선수는 스크린을 이용해 오른쪽으로 드리블했다. P선수를 맞고 있던 수비가 Y선수에게 왔다. Y선수는 노마크인 P선수에게 패스를 했다. 공을 잡은 P선수는 바로 슛을 쌌다. 팅~팅. 공은 링을 두 번 튀기다 K 선수에게 떨어졌다. 골밑에서 공은 잡은 K 선수는 바로 슛을 쌌다. 공은 백보드를 맞고 한번 쏙 들어갔다. 우리 팀 모두는 놀랬다. 우리보다 더 놀란 건 K 선수였다. K 선수는 골이 들어가자 바로 “이~야”하며 체육관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서 군대 박수를 쳤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데 마음 한편에는 짠하면서도 다른 한편에는 K 선수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프로 선수 경력이 없는 무명 출신임에도, 20세 이하 대표팀을 FIFA(국제 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에 올려놓은 명지도자 정정용 감독은『동아일보』남장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늘 제자들을 성장시키는 스승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도자라면 누구나 제자의 성장을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할 것이다. 제자의 성장만큼 지도자로서 행복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성남 일화 전 감독이었던 안익수(현 선문대학교 축구 감독)는『스포츠조선』전영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한 김 현 선수의 성장에 기쁨을 표했고, 그러면서 성장한 김 선수의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럴 때 가장 행복하다. 지도자의 보람은 결국 이런 게 아니겠나."


 최고의 지도자는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최고의 지도자는 제자를 성장시키는 사람이다. 제자의 성장. 그 성장을 통해 행복해하는 사람. 그게 바로 최고의 지도자이다.


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EA%B3%B5%EC%9E%90%EB%AC%B4%EB%A3%8C%EC%9D%B4%EB%AF%B8%EC%A7%80

 공자는 말했다.


 “난초 향은 하룻밤 잠을 깨우고 좋은 스승은 평생의 잠을 깨운다. 나의 뜻을 얻은 자, 세상의 무정함을 탓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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