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역세권이 문제였는지 몰라

포기할 요소를 결정하는 과정

by 낮잠

부동산 투자에서 역세권은 핵심이다. 이동이 편리하고 상권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비싸다. 부동산도 빈익빈 부익부였다. 입지 좋은 곳의 부동산 가격은 점점 올랐다. 부동산 상승장이 오면 더 오를 것이다. 부동산 하락장이 오면 덜 떨어질 것이다. 내가 그걸 모를까. 내 지갑이 뒷받침해주지 않을 뿐이다.

결혼을 해본 친구들의 말이 떠올랐다. 포기할 건 포기해야 결혼할 수 있어.
부동산도 마찬가지 같았다. 포기할 게 무엇인지 정해야 살 수 있어.


내가 임장에서 항상 실망하고 돌아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1인 가구인 내가 끌어올 수 있는 돈에 비해 역세권은 너무 과한 조건인 건 아니었을까.


준역세권에서 도보로만 역까지 이동하며 고생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마을버스가 잘 되어 있는 곳에서 실거주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배차 간격이 짧고 버스 종류가 많다면 오히려 집 앞에 빠르고 편리하게 도착할 수 있는 그런 위치. 그런 위치에 있는 매물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내 마음속의 대출 한도를 높인 상황이라 비역세권 신축 아파트 매물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살기 좋은 동네의 신축/준신축 아파트였다. 작은 평수로 필터를 걸고 검색해서인지 구축 아파트 매물을 찾기가 되려 힘들었다. 그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었다.


신축이라 매매가는 비싸면서도 평수는 작은 매물들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적당한 연식에다 적당한 평수의 매물이란 결혼 시장에서 육각형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 것인지. 어쨌든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신축 아파트 임장은 행복했다. 맞선을 보는 마음으로 나와 인연인 아파트를 찾아 나섰다.


나와 인연인 아파트는 어디에 있을까?
내 인연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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