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플랫폼 비교 - 이 글을 네이버가 싫어합니다.
올해로 카카오 브런치를 오픈한 지 3년, 네이버 포스트는 2년이 되었다. 그동안 카카오 브런치는 구독자가 5천여 명, 네이버 포스트는 830여 명)
수년간 이 두 콘텐츠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간략하게 비교해 보려고 한다.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포스트를 비교하는 이유는 이 두 서비스의 등장의 이유가 '블로그'라는 매체가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다양한 부작용(광고로 전락하여 읽을 글이 없음)을 낳고 있기에, 블로그 이상의 무언가의 전문성을 가진 콘텐츠 플랫폼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서비스는 아무나 시작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데, 카카오 브런치는 가입 후 작성된 글이 통과해야 작가의 지위를 얻을 수 있고, 포스트 역시 일정 수의 지지자들이 확인을 해야 비로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갑자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비교는 카카오 브런치의 승리다. 압승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 브런치는 진정한 정보를 바탕으로 콘텐츠 플랫폼으로 통하고 있고, 네이버포스트는 모두가 짐작했듯이 네이버 블로그의 전처를 그대로 밟고 있다. 광고 정보가 주를 이루고 읽을거리가 매우 부족하다.(물론 매우 소소하게 읽을거리가 있는 포스트들도 있다)
갑자기 결론부터 내버렸지만,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포스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본다.
1. 목적 비교 '글 쓰는 작가'(카카오 브런치) vs '블로거의 연장 - 에디터'(네이버포스트)
카카오 브런치의 플랫폼은 '나를 브랜딩'하는데 초점을 두고 '글쓰기'의 행위를 강조한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이 됨을 증명하여 '작가'의 지위를 얻어야 하고, 작가가 되면, 작가의 서랍을 통해 글을 저장할 수 있으며, 언제든 글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이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발행하는 기회도 주고, 자신만의 브랜딩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과정을 통해서, 브런치 플랫폼에는 퀄리티 높은 글들이 쌓이게 되고, 이것들이 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성실히 작성한 글들이 모여있는 질 높은 콘텐츠가 있는 거대한 아카이브가 되었다.
실제로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들이 많으며, 디자이너 사이에서는 전문 서점에 가야 보거나 느껴볼 수 있는 디자인과 관련된 실생활은 정보와 같은 좋은 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에 네이버 포스트는 글 쓰는 사람을 '에디터'라고 부르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네이버 블로거의 연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카카오 브런치에 비해 콘텐츠 내용이 상당히 가벼운 것들이 많고, 그 가벼운 것 들은 대부분 광고 포스트가 많다. 글을 읽다 보면 내가 읽고 있는 게 네이버 블로그인지, 네이버 포스트인지 (어차피 둘 다 광고글이 많다만) 분간이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러한 목적은 글이 리스트에 노출되는 정보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카카오 브런치의 경우 조회수가 노출되지 않는다 (통계 메뉴를 통해 해당 작가만 볼 수 있다), 공유수와 댓글 수를 메인으로 보여주는 만면에, 네이버 포스트의 경우 조회수를 강조해서 보여주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정리해보면 카카오 브런치는 질로 승부, 네이버 포스트는 양으로 승부하는 느낌이 강하다.
2. 보상 방법 “도서출판의 기회 (카카오 브런치) vs 광고수익(네이버포스트)”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한 감이 있지만, 이 보상은 콘텐츠 플랫폼이 창작자에게 주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다. 응당 적당한 보상을 창작자에게 주어야 좋은 콘텐츠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브런치는 글을 잘 쓰는 창작자의 마음을 굉장히 잘 헤아린 접근을 한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그 글을 묶어서 온라인 매거진 형태로 쉽게 편집할 수 있는 툴도 제공하며, 기회가 되면, 그 글들을 실제 오프라인 출판을 할 수 있다.
평범했던 회사원들이 내가 웹을 통해 끄적거린 글들이 종이에 인쇄가 되고 서점에서 팔리는 책으로 만나볼 수도 있고, 잘되면 인세도 계속 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꿈같은 일인가?, 그런 꿈을 나도 언젠가 이루어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포스팅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반면 네이버포스트의 에디터 보상 모델은 몇 달 전 도입한,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애드포스트 서비스다. 현재 모든 포스트에 애드포스트 기능을 도입하였다. 파워에디터가 아닌 이상, 이 애드포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액은 매우 제한적이다. 물론 이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자신의 명성과 브랜드를 쌓아 파워 에디터로 발돋움하여 업체로부터 광고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평범한 회사원이 이렇게 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카카오 브런치는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들을 붙잡고,
네이버 포스트는 올라갈 수 없는 장벽을 실감하고, 도중에 포기하게 된다.
3. 플랫폼 '감성적 vs 차별점 없는'
카카오 브런치는 매우 감성적이다. 웹과 앱의 메인 페이지나 구성, 메인 글귀에서도 감성이 철철 묻어나고, 애니메 메이션 모션이나, 글을 보여주는 방식도 매우 현대적이며 감각적이다. 기본에 충실한 이 디자인은 정말 오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에서 만든 '카카오 브런치'이긴 하지만, 사실 '브런치'라고 알려져 있으며 카카오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카카오의 컬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샛노란색 컬러나 라이언 상무나 귀여운 튜브가 메인에 등장하지 않는단 말이다) 애초부터 카카오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노력이 보인다. 포스트 추천방식도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들로만 묶어서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 포스트와 네이버 블로그는 같은 컬러를 사용하며, 육안적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네이버 블로그의 콘텐츠와 네이버 포스트의 콘텐츠가 무슨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일반 사용자들은 몇 없을 것이다. 일반 사용자들이 사실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왜 비슷한 내용물들이 포스트와 블로그로 구분되는지 정도는 알아야,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디바이스에서의 플렉시블 해상도를 고려한 것 같은데, 모션이나, 글 큐레이션에서 뭔가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관심도를 고려하기보다는 베스트 탭에서는 무작위로 글을 보여주고 있다.
4. 사용자 유입경로 '오픈 vs 폐쇄'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포스트를 이용한 이유는 단 하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네이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로부터 검색을 시작하는 사람을 잡기 위해서는, 나의 글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플랫폼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 브런치를 이용하기 전에 티스토리 플랫폼을 사용했을 때도 크게 느낀 점이었다. (네이버 포털에서 나의 티스토리 콘텐츠를 검색하면, 볼 수 있지만 대부분 맨 뒤쪽에 붙어있음) 그런데 나는 그 생각을 버릴 수 있는 뜻밖의 경험을 하나 했다. 2년 전 애플 펜슬에 대한 개봉기를 올렸는데, 한 달 동안 무려 18만 조회수를 찍은 적이 있다. 당시 통계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카카오톡 채널에서 유입된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이 광경을 보고, '네이버도 이제 곧 없어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용은 별게 없었지만, 카카오톡 채널이라는 곳에 소개되면서 조회수가 24만까지 치솟으며 아직도 내 조회수 랭킹 1위로 기록되어있다. 하나의 콘텐츠가 유통되는데, 포털인 네이버만 통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글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퍼지는 글이 대부분이며, 구글에서도 나의 콘텐츠는 쉽게 검색되고, 구글로부터도 많은 유입을 보이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 시 자사 서비스만 우선적으로 표시한다. 몇 달 전에 자사 서비스뿐만 아니라 타사 서비스까지 더 많은 검색 결과를 차별하지 않고 표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네이버에서부터 유입되는 방문자가 아직도 극히 드문 것을 보면 아직도 제대로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네이버에서 나의 카카오 브런치에 대한 검색 결과를 보려면, 내가 작성한 글 제목을 그대로 입력해야 겨우 나오는 정도다. 나는 이러한 네이버의 폐쇄적인 검색 결과 조치가, 언젠가는 네이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확신하다. 이는 사용자들이 콘텐츠의 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인데 이미 네이버 검색 결과에 실망한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구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는 결과는 이를 반증하고 있다.
5. 독자반응 '소극적' vs 소모적'
5번 항목은 내 브런치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특징일 수 있는데, 카카오 브런치의 방문자들은 소극적 방문자들이 많다. 아래 이미지에서 첫 번째 이미지는 내 포스팅 중에서 가장 많은 공유수(4,100 공유)를 기록한 글과,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24만 뷰)이다. 두 개의 포스팅 모두 조회수와 공유수에 비해 댓글 수가 매우 적고, 전체적으로 조용조용하다. 간혹 좋은 글 공유가 감사하다는 댓글을 받을 때도 있는데, 이때가 정말 뿌듯한 순간이다.
반면에 네이버 포스트의 경우 매우 소모적이다.
애플 제품에 대한 리뷰글이 한 번씩 네이버 메인에 뜰 때면 내용은 읽었는지도 의심될 정도로 어김없이 애플 vs 삼성 진영으로 나누어져, 애플 유저들을 공격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성의 없이 댓글에 복사+붙여 넣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에디터들이 친구 신청을 자꾸 한다. 어떨 때는 글을 쓰자마자 '좋아요'를 누르는 경우도 있는데, 보면 xx 공식 상담사, xx컴퓨터 수리 등등, 등록과 동시에 좋아요가 되는 걸 보면 분명 내 글은 읽지 않고 좋아요만 눌렀다.
이렇게 내가 근 3년 동안 운영해본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포스트를 비교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 브런치가 압승! (그래서 네이버가 이글을 싫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