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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미 Nov 18. 2024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항상 커튼을 치는 습관이 있다. 건너편 집에서 보이지 않게 가리는 것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침이 되어 해가 뜨면 반드시 커튼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것.


좀 더 어둠을 즐기고 꾸물거리고 싶은 날이라면 조금 늦더라도 괜찮다. 나름 아침을 챙겨 먹고서 오전이 채 지나기 전에 커튼을 열면 화사하게 아침 빛이 들어와 이 좋은 걸 왜 망설였을까 하는 개운한 기분이 든다. 하루 중 가장 먼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즐긴다.




창가에 둔 화분들도 한 번씩 쓱 챙겨보게 되는 귀하고 소중한 시간. 축 늘어진 보스턴 고사리가 밤새 물을 흠뻑 머금고 살아났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굳세게 살아있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식집사들이 키우기 어려워하는 식물 리스트에 들어가는 오르비폴리아. 유튜브에서 팁을 하나 얻어 화분 밑에 물을 받아놓았다. 수분이 끊임없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 바짝 말라버린 잎사귀 사이로 새 잎이 돌돌 말려 올라오고 있다. 너도 잘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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