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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Green Jun 21. 2024

신앙/위로

무릎을 꾼다

하나하나의 앎이

함박눈처럼 내리네요.

믿음은 들음에서 온다나?

아무리 들어도

이미 내 머릿속 틀에 맞추려

진의는 선물 포장지처럼 버려지고

구겨지고 바란 포장지만 가득 안고 있었다 해도

그땐 복음이

내 삶에 눈처럼 내려, 녹아, 흐르다

어느 추운 날 빙판길 만들어

나 넘어지길 밤새 기다리지 않았는데

되려

그 매끈한 길 위에 뿌려진

다 타고 남은 연탄재로

내 발걸음 편하리라 괜찮다는 위로쯤은 되었을까?

 

남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은 나

마음이 이리 편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

왜 삶은 항상 매일 기쁠 수 없을까

난 왜 그분의 자녀란 확신이 없을까

도대체 언제까지 생은 고달파야 하나.

내가 추구하는 건 왜 언제나 영생이 아닌 여생이어야 하나.

왜 난 이것밖에 안 될까


머릿속 하얗게 비우고

지긋지긋한 이런 비애로부터 벗어나려

다시 다짐하고 번복하던 내 삶의 핑곗거리를 채운

자존심과 자랑과 명분과 그리고 타인을 의식하던 눈...

나의 하나하나가 말씀 앞에서 무릎을 꾼다


 09.1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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