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세상에서 살 수는 없어

고통이 오면 울부짖는 주제에

by 새벽숲

그렇다. 난 지루해 미칠 지경이 되었다. 속은 자꾸 뒤집히고 소화가 안 되고 멍한 시간이 많아지고, 시간은 길어져서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여전히 노동을 하고 있고 부채는 줄어가고 있는데, 나는 사라져 가고 있었다. 사라져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드디어 에너지가 차오르는 시기가 온 것인지 모르겠다. 머리가 돌아간다. 지금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이게 사람 사는 게 맞아? 네가 원하는 삶 맞아? 현실을 살라고? 그럼 기분이 좋을 거라고??? 웃기지 마 현실이 반복되면 기분 좋음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음은 짧을 뿐 곧 지루함이 부풀어 터질 거 같은 상태가 된다. 그게 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꿈을 꾸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 어쩌면 조증의 미친년이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미친년에게 잡아 먹히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렇게


흑백세상에서 살 수는 없다.



나의 고유의 색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전부터 조금씩 안정감은 지루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조울증이고 뭐고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 편이 낫다. 이게 나의 본질이다. 삶을 구걸하고 싶지 않다. 그냥 죽어버리자. 죽을 결심을 하고 살자. 왜 그렇게 전전긍긍했을까 우울이 다시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완전히 잠식당했었다. 어쩌면 난 지금 드디어 우울기간의 끝자락에 다다른 건지도 모르겠다. 그 끝자락이 사실은 절벽일지라도 뛰어내려보자. 그런 생각이 차오른다. 위험한 신호 일지도 모른다. 답답하고 지루하고 미칠 거 같은 토할 거 같은 감정을 오늘 하루 종일 느꼈다. 평소에 짠 음식을 잘 안 먹는데 심지어 요즘은 식욕도 없어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는데 오늘은 맵고 짠 음식이 너무 당겼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먹은 것은 아니다. 지금 약을 먹은 지 10분 정도 지난 거 같다. 점점 몽롱한 상태로 간다. 완전히 잠들기 전에 한자라도 더 남기겠다. 난 흑백세상에서 살지 않겠다. 그렇다고 해서 치료를 멈추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살아내는 것에 감사함은 잊지 않으며 나의 본질도 지키겠다. 그게 가능할까? 반짝임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지 않을까... 반짝임을 보통의 나날에서 보지 못하는 형편없는 눈을 가진 인간에게 보통의 나날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닌 지옥이다.


고통이 오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주제에


나의 색을 잃고 싶지 않고 보통의 날들의 가치를 폄하하고 흑백세상에서 살 수는 없다고 이대로는 죽는 게 났다고 … 그러다가 아픔이 찾아왔다. 마치 신께 벌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래 네가 죽음을 생각할 장도로 가치가 없다는 평범한 보통의 나날을 부셔 주겠다'라고 악마가 속삭이는 듯도 했다. 신체의 작은 한 부분의 고통은 온몸을 잠식했다.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고통이 사라지게 해달라고 3일 밤을 잠을 못 자고 아파하며 계속 기도했다. 그러면서도 고통은 결국 지나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내 삶은 왜 고통스럽거나 죽고 싶거나 일까. 왜 일상을 만족하지 못할까..


정할 때가 되었어요.



고통 중에도 병원에 기어코 기어 나갔다. 선생님이 칭찬했다. 그리고 따뜻하게 나를 위로해 주셨다. 운이 좋다 그렇게 계속 생각한다. 내가 선택한 병원이지만 이 병원에 오길 잘했다. 매뉴얼대로 말씀하시는 거겠지만 돌려 말하지 않고 말씀하시는 게 좋다. 일주일의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우선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사실은 일주일이 아니라 내 삶의 이야기임을 안다. 내 삶의 방향을 이제는 정해야 할 때라고.. 나는 흑백세상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나의 색을 잃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살아갈 수가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관심 있는 것들이 너무 많고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지루해서 죽을 거 같지도 반짝이는 보통의 날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을 수 있는 삶의 지도를 조울증환자는 그려나갈 수 있을까?


삶을 생각하다니 너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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