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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지인 Sep 26. 2024

복비는 얼마냐고요?

플로리다에서 살아볼래? 11화

미국의 복비는 한국과 다르다. 매매의 경우 집을 파는 사람이 파는 쪽 부동산 에이전트와 사는 쪽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다 수수료를 지불했다. 집값의 6프로를 에이전트 수수료로 주면 양쪽 에이전트가 반씩 갈라가진다. 보통 6 프로지만 5프로를 주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는 이상했다. 왜 각자가 자기의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주지 않고 셀러가 바이어의 에이전트 수수료까지 내는 걸까?


바이어의 에이전트가 수수료를 셀러에게서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떨어지는 수수료가 큰 쪽으로 바이어를 데리고 갈 확률이 높아진다. 가령, 어떤 셀러는 바이어 쪽 에이전트의 수수료로 집값의 3%를 주고 다른 셀러는 2.5%를 준다면 바이어 측 에이전트는 자기에게 3%를 주는 집의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할 확률이 크다. 그만큼 수수료를 더 많이 주는 셀러의 집이 더 빨리 더 비싸게 팔릴 가능성이 크다.


그럼 한 사람이 양측을 중재한다면? 이건 주마다 다르다. 어떤 주는 한 사람이 양측을 중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꼭 셀러 측 에이전트와 바이어 측 에이전트가 달라야 한다. 플로리다는 한 사람이 양쪽을 대리해도 된다. 이번에 집을 팔 때 이렇게 되었다. 집을 내놓으니 관심 있는 사람이 집을 내놓은 걸 보고 내 에이전트에게 문의를 했고 한 에이전트가 바이어 측과 셀러 측을 다 대리하게 된 것이다. 




나의 경우는 이 에이전트와 지금의 집을 살 때도 같이 했었기에 이번에 팔 때는 에이전트 수수료를 좀 할인해 주었다. 에이전트 수수료도 계약할 때 얼마를 줄 것인지에 대해 미리 협의할 수 있다. 그리고 양측을 다 대리했기 때문에 바이어 측 수수료도 다 가져갔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한 사람이 양쪽에서 중재하는 것은 각자의 에이전트가 있는 경우보다 나의 의견이 덜 충분히 반영되는 것 같다. 부동산 에이전트는 나를 대리해서 상대측 에이전트와 협상하는 사람인데 한 사람이 양측의 요구를 다 중재하려니 좀 만족도가 떨어지는 기분이다. 바이어와 셀러가 각자의 에이전트에게 요구하는 것을 에이전트들끼리 상의해서 중재하는데 이 에이전트는 자기가 양측을 다 대리하니까 중재하지 않고 그냥 양측의 말을 전달하기만 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리얼터의 세계에 뛰어든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 세계도 엄연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영업자의 세계이므로 매년 살아남는 게 쉽지 않다. 꾸준히 집 거래를 해야 하고 가끔씩 소송이 일어나기도 하고 바이어와 셀러의 온갖 요구들을 참고해야 한다. 집은 큰돈이 오가는 것이고 대부분 사람들의 평생의 재산이므로 사람들이 집 거래에 몹시 예민하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돈을 많이 받지만 그들의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면으로 큰돈이 걸린 일을 하려니 쉽지 않은 건 당연하다. 


이런 부동산 에이전트의 수수료 체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어느 주의 셀러가 소송을 걸었다. 바이어 측 수수료까지 셀러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거다. 그리고 법원이 네 말이 옳다고 했다. 그래서 8월부터는 바이어 측 과 셀러 측이 각자 자기의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대부분의 말이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바이어 측이 안내도 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하니 그 과정에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셀러 측도 자기 집을 빨리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줄 것인가 아닌가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9월인 지금 현재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줄 것인지가 거래 성사의 한 옵션이 되어가고 있다.


여러 에이전트를 겪다 보니 이제 어떤 부동산 에이전트가 일 잘하는 사람인지 알 것 같다. 서비스 업은 특히나 각자의 역량에 따른 서비스 만족도 차이가 큰 분야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오랫동안  부동산 에이전트를 하던 사람은 변화되는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지 않고 자기 하던 대로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새로 에이전트 시장에 들어온 젊은 사람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돈이 되면 하고 안되면 바로 안면몰수 하는 사람도 있다. 고객의 요구를 캐치하면서도 시장 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신뢰가 가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일하는 에이전트보다 팀으로 일하는 에이전트가 더 나은 것 같다. 보통은 큰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다 각자 일한다. 그런데 부동산 에이전트 팀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더 정보 교류가 빠르고 법률적인 문제나 부동산 시장 변화에 잘 대처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복비는... 이제 얼마다!라고 말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팔려고 하는 집이 어떤 상태인지, 사려고 하는 집이 얼마나 경쟁이 심한 집인지에 따라 복비도 다 다르게 되어 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고 또 다르게 보면 점점 머리가 아파지고 있다. 역시나, 집을 사고파는 건... 어렵다! 미국집은 특히나 더 산 넘어 산이 되었다.


#미국생활 #플로리다라이프 #미국부동산 #미국부동산에이전트 #미국부동산복비 #집사기와팔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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