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가을_06
드라마를 보면 팔자 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다. 팔자 타령의 십팔번은 '부모복 없는 사람이 자식복도 없다'는 말이다. 팔자는 정말 나에게 정해진 운명일까?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사람은 어떤지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그런 것들을 돌아보면 행여나 내탓이 될까봐 눈 딱 감고 모든것을 남탓, 사회탓, 시대탓 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은가?
나에게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한 마리는 잘 먹고 잘 자고 응가도 잘 하고 아주 보통 고양이다. 다른 한마리는 예민하고 잘 못 먹으면 토하고 배변도 아무데나 하는 예민한 아이다. 어떤 고양이에게 더 마음이 갈까?
나의 경우는 일 번이다. 고양이도 예민하고 신경 쓰이는 고양이는 맘에 안 든다. 사람도 까다롭지 않고 편안한 사람이 좋다. 나와 달리 예민한 고양이에게 마음이 간다고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어릴적에 알러지가 많았고 그래서 더 예민했다고 한다. 예민한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면 자꾸 어린시절의 자기를 보는것 같아 마음이 간다고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자꾸 주변에 돈 빌려 달라고 하는 사람이 꼬인다고 한다. 그게 돈이 많아서는 아니다. 돈때문에 경황이 없는 사람을 보면 젊을때 사업하느라 돈 빌리러 다니던 때가 생각나서 왠지 얼마없는 돈이라도 빌려 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돈문제가 자주 일어난다. 나와 스타일이 많이 다른 친구라 처음에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내친김에 지금까지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 보았다.
그렇다. 나는 예민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부분 불평한다. 얼굴 표정이 편치 않다. 그들의 편하지 않은 삶을 들어주길 바란다. 그래서 같이 있다 보면 나도 우울해 지고 힘들어 진다. 우울함을 전염 시키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삶의 자기 우울함을 던져 놓고 자기는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우울을 던져 놓고 자기를 벗어날 수 있으면 다행인데 그것도 아니다. 자기도 계속 우울하다.
혹시 계속 불안과 우울의 뫼비우스 띠를 돌고 있는 것 같다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누군가 말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라고! 인간은 상호작용하는 동물이므로 내가 만나는 사람의 스타일과 가치관에 따라 나도 젖어들어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나에게 우울을 전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막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호구로 보는 사람이 있다면, 되도록이면 멀어지는 게 좋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에게 나도 관심을 가져 줄 때 새로운 정이 싹튼다. 나를 자기 감정의 배출구로 여기는, 돈 빌릴 때 만나는 호구로 아는 사람들과는 멀어져야 한다. 그것이 내가 사는 길이다. 내 팔자는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 남탓은 영원히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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