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서류를 냈다

3개월만 견뎌

by 행복한나를

드디어 이혼 서류를 냈다. 길고 긴 내 마음대로 쓴 협의서(?)를 그의 입맛에 맞게 바꿔주고 영수증으로도 못믿겠으니(?) 통장내역까지 공개해서 철저하게 하자는 재산분할을 마치고 드디어 서류를 제출했다.


협의서인데 도대체 어떻게 내 마음대로 써오며, 영수증인데 어떻게 내 마음대로 위조를 하며,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집을 팔고 재산 분할을 끈낸뒤 서류를 제출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가족의 집에 혼자 살던 그는 "나는 이 집에서 가져갈게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선언했고, "너가 거주 중이네 청소라도 해라"는 나의 말에 "나는 집에서 잠밖에 안잔다. 뭐를 할 시간이 없으니 너가 알아서하라"고 시전했다. 엄마 집에 있는 나는 주말에 가서 버릴 물건을 정리하고 청소했는데, 무엇이든지 알아서 버리고 하라던 그는 "내가 산 생필품까지 너가 챙겨가면 어떡하냐? 너 도둑년이냐?"라며 "제발 상실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을 했다.


너가 사는 집이니 너가 알아서 치우라니까 다 상관없다며 알아서 버리라며.... 버리는게 아까워 꾸역꾸역 가져온 나의 잘못이니? 내가 집을 나와 그가 사는 동안 사용한 침대와 쇼파가 더러워 "난 안가져같테니 너가 쓸거면 말해라"는 말에 가져간다던 애 아빠. 침대가 커서 이사짐으로 옮기기가 힘드니 나보고 내가 계약한 이사 센터에 버려달라고 하란다. "난 이미 침대를 안건드는거로 계약을 마쳤는데? 버려달라고 말할테니 추가 금액을 요구하면 너가 내"라고 말했다. 그의 대답. "원래 침대도 너가 정리해야되는거야~ 너 돈 없어?" 나는 도대체 어떡해야 할까? 너가 가져간다며.... 애초부터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됐잖아.


본인이 본인 회사와 엮어 유지계약한 인터넷 또한 해약금을 내기 싫으니 TV를 가져가는 내가 계약을 이어받으라던 그. 내가 왜? 난 내가 알아서 하고 싶은데? 그냥 해약을 하겠다너 노발대발 해약금을 나보고 내라더니, 본인이 결국 어머니와 분가해 살기로 해서 최대한 돈 안들게 내가 이어받기로 했단다. 뭔 개소리야. 니가 계약 유지해서 혜택을 받았으면 니가 정리하는게 맞잖아....


이 외 양육에 대한 문제를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양육권과 친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그는 나보고 "왜 친권을 나눠서 가질 수 있는 걸 말 안했어? 너한테 유리하도록 나를 속인거 아니야?"라며 내가 본인을 속였다고 분노했다. 이혼을 할거고 양육권과 친권이 걸려있다면 너가 공부해야하는거 아니야? 나한테 묻지도 않은걸 내가 너한테 알려줘야 되는건가?


나는 수도없이 "네이버에 검색하면 알수 있어"라고 반복했고 그는 계속해서 "나는 돈을 내고 변호사한테 들은 말이야"라는 말을 반복했다. 듣다 듣다가 "인터넷에 검색만해도 알 수 있는걸 도대체 왜 돈을 내면서 들어? 너 돈 많아? 검색 좀 해봐"라고 함으로써 그의 말을 닥치게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매도의 잔금을 치루는 날이 왔고, 그는 또 바쁘다며 본인의 엄마를 보냈다. 그의 엄마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겠다. 집이 너무 좋다"라며 마지막 한마디가 아닌 울분을 토했다. 저기요, 이혼은 저 혼자 하나요? 본인 아드님도 이혼을 하시겠대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마지막으로 듣는 말이라고 생각하자고 나 스스로를 다잡았다.


바쁘다는 그는 잔금 치루는 날에 시간을 못뺸다고 하여 이튿날 나는 또 휴가를 냈다. 자녀의 여름방학 5일, 겨울방학 5일은 나의 휴가로 처리했다. 나의 휴가가 남았을까? 그 이튿날마저도 시간이 안된다고, 잠시 몇시간을 낼태니 다른 서류는 또 다른날 처리하잖다. 나보고 "더이상 나는 너의 남편이 아니니 다른걸 기대하지말라"던 그는 나에게 무자비했다. 그렇게 헛짓거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너떄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만족하고 싶었던 걸까?


그가 내 명의 빌려서 사업을 위한 차를 사고, 너네 엄마가 내 명의 빌려서 본인 실적을 위해 가입한 보험을 해약하는 날이었다. 나는 그에게 일처리하는 방법을 알아오라고 했으나 그는 현장에 와서 전화를 돌렸고, 나는 하염없이 기다렸다. 시간이 없다고 지랄 발광하던 놈아. 그럼 나의 시간을 절약해줄 생각 없니? 절차를 알아오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현장에 와서 전화를 돌리니? 나는 너의 와이프가 아니야. 내가 너 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단다라는 말을 속으로 또 삼켰다.


서류 제출 후, 각자 시청해야되는 동영상을 보고 지금 서류를 내고 가라고 했다. 내가 탔던 그의 차를 되돌려줬다. 내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탔던 차이기에 그의 시댁까지 가져다 줄 마음이 있었다. 우물쭈물 하던 그는 내게 "차를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지금 가져가도 된다"고 하니 그제서야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차를 가지러 올 사람을 찾았다. 듣다 못해 "내가 시댁에 두고 가겠다"고 하니 차를 매수해줄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어디에 갖다 둬야되냐"고 물었다.


나의 머리 위에 ?가 떴다. 그건 그 다음 일아니냐? 그 주제로 한참을 통화하길래 "너가 알아서 할거지? 난 간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상황에 따른 생각과 행동을 언젠간 할 수 있겠지? 내 아기의 아빠니까 언젠가 그게 되길 빌게. 나도 조금 더 나이가 먹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해볼게.


나의 이혼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내게 얼굴이 폈다고 한다. 물론 뜬소문으로 이혼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무례함도 있다. 이 얘기는 이혼 후의 이야기로 계속 쓰겠다.


우선 서류는 냈다. 제발 남은 기간동안 무사히 지나가길. 나의 이혼이 완성되길.


현생과 과거의 실수 무마를 동시에 하느라 얼빠졌으나, 그 와중에 이 글쓰기가 나의 감정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이유가 됐든 글쓰기를 결심한 분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기를 기도합니다.(급 존댓말을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일은 일대로 바쁘고, 개인적인 일은 개인적인 일대로 바쁘고, 육아는 육아대로 해야되고. 나름대로 각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내 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있네요.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지 못함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자신은 조금만 뒤로 밀어 놓고 싶어요. 조금 뒤에 있던 내 자신이 1순위로 올라오는 날 까지, 내 자신이 잘버텨주길 빌고 또 빌고 있습니다. 내겐 그 정도의 힘이 있다는 걸 강요로라도 믿고 싶습니다.


요즘 제가 자주 되뇌이는 말은 "오늘 하루만 버티자"입니다. 오늘 하루를 버티고 내일을 또 버티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있겠죠? 저의 감정 쏟아냄을 읽어주신 분들도 오늘 하루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내길 바랍니다. 당신과 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서로를 응원주면 어떨까요?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니와 같은 상황일지, 혹은 고려를 하는 상황일지 모르지만 모든 일의 정답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어떤 결과든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이 모든 말은 제게 하는 주문이자 당신을 위한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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