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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21. 2023

사람을 가리는 기준

주주금석 논어생각 86

술이 28     


○ 호향 사람과는 더불어 말하기가 어려웠는데, 그 마을의 한 아이가 와서 공자를 뵈니 제자들이 이를 의아해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찾아온 것을 받아준 것이지 물러나서 불선한 짓을 하는 것까지 받아준 것은 아닌데,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 사람이 몸을 깨끗이 하고 나오면 그 깨끗함은 받아주고 지나간 일을 마음속에 간직해서는 안 된다.      


  ▷ 주주

호향은 마을 이름이다. 그 마을 사람들은 불선한 일 하는 것이 습성이 되어 착한 것을 함께 말하기 어려웠다. 제자들이 의아해했다는 것은 공자가 호향 마을 사람 만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공자는 자신에게 찾아왔다면 그 깨끗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지 그가 호향에 물러가서 불선한 일 하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한 것이다.      


  ▷ 금석

호향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하고 도리를 따지지 않아서 그들과 이야기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한 번은 이 지방의 어린아이 하나가 공자를 만나고자 왔다. 공자가 의외로 그를 접견하자, 제자들이 의아해했다. 공자는 “사람이 오면 맞이하고 가면 만류하는 것이 법도인데, 어찌 이렇게도 심하게 구는가? 사람이 자기 몸을 깨끗이 하고 오면 마땅히 그런 정신을 칭찬해야지 과거의 잘잘못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라고 하여,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과거를 묻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서 한 문장의 해석이 다르다. 원문 “與其進也, 不與其退.”(여기진야, 불여기퇴.) 에 대해 주주는 “나아와서 나를 만나러 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일 뿐 물러가서 불선한 일을 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고, 금석은 “사람이 오면 맞이하고 물러가면 만류하는 것이 법도이다.”라고 풀이했다. 여기서 ‘與’(여)는 ‘허여하다’, ‘허락하다’의 의미이다. 주주는 마음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한다는 의미로 생각했고, 금석은 몸으로 환영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여기서는 금석이 심플하고 현실적인 것 같다.  정리하면, 어린아이가 순수한 마음으로 공부하러 왔다면, 그 아이가 어디 출신인지 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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