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영희 Apr 24. 2023

주주금석 논어생각 31-사람만으로는 부족해

제2 위정 19

제2 위정 19     

○ 애공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곧은 사람을 등용하고 굽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이 복종하고, 굽은 사람을 등용하고 곧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은 복종하지 않는다.”
 

  ▷주주
 애공은 노나라 임금이다. 정자가 말하였다. “등용하고 버려두는 것이 의리에 맞으면 사람들이 마음으로 따를 것이다.” *사 씨가 말하였다. “곧은 것을 좋아하고 굽은 것을 싫어하는 것은 천하의 지극한 정으로, (군주가) 그것을 따르면 (백성이) 복종하고 그것을 거스르면 떠나는 것은 필연적인 이치이다. 그러나 혹 그것을 도(道)에 비추어 보지 않으면 곧은 것을 굽은 것으로 여기고, 굽은 것을 곧은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때문에 군자는 거경(居敬:마음을 한 곳으로 모음)을 크게 여기고 궁구(窮究:이치를 연구함)를 귀하게 여긴다.”     


  ▷금석

애공이 공자에게 “어떠한 일을 해야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부정직한 사람보다 높은 자리에 앉히면 백성들은 복종하게 됩니다. 부정직한 사람을 정직한 군자보다 높은 자리에 앉히면 백성들이 복종할 리가 없지요.”라고 하여, 백성이 복종하는 요체는 현명하고 재능 있는 자를 등용하는 데 있다고 했다.

 

  ▶유설

주주와 금석이 다른 점은 별로 없으나, 금석의 해석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주주에서 인용한 사 씨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에 비추어보지 않으면 굽은 것을 곧다고 하고, 곧은 것을 굽었다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이익에 맞는 사람들끼리 임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다만, ‘도’라는 판단 기준도 절대적이라는 보장이 없다. 누가 그것을 정할 것인가? 고대 사회의 생활은 단순해서 합의하기 쉬웠을지는 모르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도의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도’가 도덕성의 의미라면, 윤리적 규범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사안들이 너무나 많다. 능력 있는 개인도 필요하지만, 개인이나 소수가 판단을 독점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반쪼가리 자작”이라는 소설이 있다. 자작의 몸통이 반으로 잘려 한쪽은 선, 한쪽은 악의 화신이 되었지만, 선한 반쪽은 선이 아니라 독선이었다. 어찌어찌 두 반쪽이 합쳐졌지만,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서 한 사람의 능력으로 마을을 통솔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능력 있고 도덕적인 정치인도 중요하고, 그 정치인이 독점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다.  '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에 맞는 인재들이 등용될 가능성이 많아질 것이다. 굽은 사람은 물러가고 곧은 사람이 나아갈 수 있는 사회, 어느 한 사람이 만들 수는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주금석 논어생각 30-벼슬 얻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