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담

유월의 시

by 이유월

원래 모습은 알아볼 수 없는

오래된 하르방처럼


당신을 뿌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절벽이 많았다


간절한 바람에는 작은 돌이 섞여

몰랐던 거지

깎여 사라지는 시간을


죽여야 했다

나는 태어나기 위해

태어나본 적 없는 사람을


코를 문지르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따라

바람이 많다는 섬에서


초가 늘어갈수록 숨이 부족했다

잠시 완벽한 어둠 속에서

우리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구멍이 많은 돌이라도

높게 쌓으면

지킬 수 있다고


빈집으로 돌아오던 나에게


당신은 괜찮다는 말

세글자를 문자로 남겼다


비명 같은 울음을

막 쏟아내고 있었다

단단한 벽은


내려앉지 않던 당신처럼

있는 힘껏 밀어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