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어느덧 중학생 (2) - 2
두 번째 끝을 만나다
시험 마지막 날에는 학교를 일찍 끝마치고 친구들과 처음으로 노래방을 들렀다. 그 뒤로 노래방에서 목이 쉴 정도로 노래를 부르고 나면,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기분에 개운하게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마지막 시험을 보고 나서는 각 교과 선생님이 틀어주시는 영화와 함께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다, 2학년을 졸업했다.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하고 싶었던 일은 많았지만, 막상 방학이 시작되니 집에 틀어박혀 뒹굴대고픈 생각만 들었다. 거창한 일들을 완벽히 지키기에 게으른 내게는 조금 소소한 계획이 필요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런 나를 배려해 주듯 학원 시간이 모두 오전으로 옮겨짐과 동시에 배가 된 숙제가 날 맞이했다.
이번 방학도 늦잠 자기는 글렀다.
밍기적대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겨울방학 중 친구와 만났다.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우리 셋을 초대한 것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제안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네 고양이를 마주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다가,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곁에 자리했다. 그 작고 따뜻한 생명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친구들과 저녁을 배달시켜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여기서 수다란, 시시콜콜한 학교 얘기, 자기가 본 재밌는 유튜브 영상 얘기, 게임 얘기를 포함한다.
성향이 많이 다른 네 친구라 대화가 통할까 생각했지만, 막상 친해지니 서로 다른 부분도 그것대로 이야깃거리가 된다. 친구가 되는 것에 있어서 서로의 차이는 전혀 상관없다.
문득,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최고 학년이 겨울방학 끝에 자리하고 있었다. 내게 아직 중3이란 좀 과분한 호칭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