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아침 공기 맞으며 걷는 등굣길
아침이다.
여느 때처럼 알람이 울리고 십 분 뒤에야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더 늑장 부리다가는 정말로 큰일 난다, 하는 순간에 집을 나선다.
휴대폰으로 얼굴을 한 번 비추고 곧바로 지도 앱을 켜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한다.
8분, 천천히 걸어가도 적당한 시간이다.
그 다음으로 할 것은 노래 고르기. 정류장까지의 여정을 함께할 소중한 존재다.
날마다 조금씩 다른데, 그날그날 듣고 싶은 노래를 찾아 재생하고 휴대폰을 주머니 속에 넣는다.
바람에 나뭇잎들이 흩날리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버스 안은 늘 북적북적하다. 어떤 날은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손잡이라도 잡았으면 다행이다.
시끄러운 마음을 음악으로 진정시켜 본다.
곧 물밀듯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학교 앞 정류장에 내린다.
이때쯤이면 학생들이 떠드는 이야깃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리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다.
처음에는 버스 타고 등교하는 것이 싫었다. 걸어서 오 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던 초등학교를 졸업한 나로서는 적응이 되지 않았던 듯하다.
버스 등교가 일상이 된 지금으로서는 정말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버스 타는 것을 즐기고 있다.
아무 버스나 타고, 아무 정류장에 내려 무작정 걷다가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