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전이 아닌 '이해'전을 하자.
연애를 하면 많건 적건 혹은 크던 작든 간에 다툼이 생긴다. 싸움을 전혀 하지 않는 다고 말하는 커플들도 소소한 말다툼 정도는 하게 된다. 그만큼 싸움은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다툼이 생기게 되면 상대와의 사이가 멀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 말이 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듯이 때로는 다툼이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기도 한다.
연애를 하게 되면서 다툼은 피할 수 없다. 작게는 10년 넘게, 크게는 30년 혹은 40년 가까이 각자의 방식으로 지내 왔기 때문이다. 생활환경, 작은 습관, 혹은 생각까지도 이미 너무 다르다. 그리고 연애를 하게 하게 되면 서로 간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지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점들이 더 눈에 보이게 된다. 물론 이것은 결혼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의 다른 점이 더 잘 보이게 되고, 그것이 종종 다툼의 원인이 된다.
다툼은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다투지 않기 위해 화가 나는 것을 참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당장의 싸움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현명한 대처라고 할 수 있을까.
무조건 참고 말하지 않는 것은 절대 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같은 이유로 화가 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이 계속 쌓여 스스로 지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반대로 화가 난다고 마구 화를 내며 이야기를 하게 되면 어떨까. 내 감정을 있는 대로 쏟아내고 왜 그 사람이 잘못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소리치면 반대로 상대방이 위축 되게 된다.
상대방이 위축되게 되면 반대로 그 상대방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참게 된다. 너무 화가 나있는 자신의 연인에게 변론을 함으로 큰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번에는 상대가 다툼을 피하기 위해 감정을 참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이 쌓여 폭발하게 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즉 연인 간의 다툼은 지금 당장 싸움을 '하냐 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퉈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제대로 다투는지'가 중요하다.
보통 다툼이 생겼을 때는 둘 다 혹은 둘 중 누군가의 기분이 상해 있을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감정이 지나치게 화가 나있어서 조절이 안된다고 느끼는 경우는 바로 이야기 하기보다 일단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좋다. 누군가의 감정이 지나치게 표현될 경우 그 다툼은 좋게 흐르기보다 감정을 소모하게 되는 소모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그냥 작은 말다툼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이런 작은 싸움이 커지면, 이유도 알 수 없고 기분도 더 나빠서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큰 싸움은 싸움의 원인이 분명한 경우가 많지만, 작은 싸움에서 비롯된 다툼은 기분은 더 나쁘고 원인도 불분명해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경우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기분이 나빠진다고 생각이 들면 일단 말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이 말을 멈추면 다른 사람도 말을 같이 멈춤으로써 잠깐 동안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별것 아닌 침묵이지만 다툼이 커지는 과정 중에 침묵은 갖는 의미가 크다.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되고, 나의 감정을 차분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도 된다. 반대로 지금 상대가 어떤 의미로 함께 침묵하고 있는지, 어떤 것으로 화내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 수 있다.
그 침묵은 정말 잠깐으로도 충분하다. 감정이 지나치게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만으로도 싸움이 소모전으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숨 고르고 나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만약 정리가 안된다면 천천히 내가 느낀 감정부터 이야기를 해주도록 하자.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돌아서는 것은 그다지 좋은 해결 방법은 아니다. 일단 최대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해주고, 천천히 시간을 들이더라도 어떤 점이 화가 났는지 짧게라도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다툼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중 하나이다. 즉 다투게 되는 상황은 서로를 이해시켜줘야 하는 상황과 같다. 나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또한 내 이야기가 끝나면 상대의 이야기도 들어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서로 대화를 충분히 나눈 상태에서 각자 좀 더 생각해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절대 대화가 끝나지 않은 채 어영부영 덮어두면 안 된다. 결국 같은 문제로 또 다투게 될 것이고 그때는 오히려 더 좋게 다투기가 힘들다.
다툼을 가장 안 좋게 만드는 것은 서로 이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화를 끝내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들다고 둘 중 한 명이 눈물이 나 애교로 상황을 무마하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네가 잘못했잖아'라고 말하면서 강제로 사과를 받거나, 반대로 대화가 귀찮아서 의미 없이 ' 알겠어 미안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다음 다툼은 소모전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지금 조금 힘이 들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를 하고 서로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부분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다툼을 잘 마치게 되면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서 우리는 이제 조금 더 가까워졌다 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다툼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다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나쁜 결과를 낳을 수 도 있다. 다투지 않고 바로 이해할 수 있거나, 다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 한일이다. 자주 다투는 사람은 상대가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일 뿐이고, 다툼을 피하기보다는 그 다툼을 통해 상대를 더 잘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매번의 다툼 끝에 서로 더 가까워졌다고 느낀다면, 어느 순간 더 이상 다투지 않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해야 할 일
- 다툼이 생긴다면 피하지 말기
- 너무 화가 날 때는 스스로를 잠시 멈추기.
-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야기 하기.
-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 서로의 감정을 상처 입히는 소모전은 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