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번주 연재를 성실히(?) 마치고 잡담을 적어봅니다.
다들 건강하신가요?
연재라는 이름의 것을 일주일에 두 개를 하다 보니, 이게 일을 벌여놓았으니 책임진다고 지난 기억을 막 소환하고 지난 메모들을 들추고, 자려는 남편에게 이것저것 묻습니다. 아하하.
결국, 기록이 기억을 이길 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적으면서도 다시 한번 더 느낀 것이 어느새 제가 이미 많은 것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남편과 제 기억이 서로 다르고, 오히려 그가 저보다 섬세하게 기억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제 의지로 계획한 여행도 남편 의지로 시작한 여행도 지나고 나니, 우리 삶의 모든 여정이 아주 잠깐의, 그 순간들의 감정을 그저 밟고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그것은 순간이건만 그때의 우리는 너무 기쁘고, 너무 슬퍼합니다.
그와의 대화에서 지나고 나니 '늘 그랬구나'로 끝나는 대화라,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기억과 망각 덕분에 참 잘 살고 있네요.
오늘은 이스탄불이 맑습니다.
조회수 알림이나 구독자 알림을 보며, 브런치스토리의 에디터님의 힘에 의해 오르락 내리락을 한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솔직히 조회수가 올라도 삶이 다른 건 없습니다. 아하하하.
남편은 작가라는 사람들에게 배지를 하나 주고, 해당 사이트가 쉽게 우수한 콘텐츠를 얻는다고 이야기하네요.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사이트에 오래 머물면, 분명 해당 사이트에 이익이 있을 텐데 독자에게만 돈을 요청한다고 브런치스토리의 수익 구조의 문제점을 한참 이야기합니다.(미안해요. 브런치스토리팀님)
음, 좋은 이야기라며 저는 진지하게 듣습니다.
연재일 맞춘다고 아들 책 안 읽어주고, 제가 글 쓰고 있어서 더 그런 듯합니다. 연재가 급할 때, 제가 그에게 가장의 무게에 제 역할까지 좀 더 드리고 있습니다. 아하하.
그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음, 그랬구나.'로 이야기를 마칠 수 있는 그런 사람, 날이 추우니 따뜻한 방에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으며 그런 사람과 긴 이야기를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냥 잡시다.
내일은 생기겠죠. 아하하.
당신에게 퍽 좋은 날입니다.
연말이네요.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