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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네 Jan 06. 2024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다시 친정집에서, 행복한 2024년의 시작


 안녕하세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저는 한동안 아이가 아프곤 그리고 아이의 병간호를 하고 결국, 다음 차례로 아파서 지난해 연말부터 긴 병원생활을 했습니다. 아픈 채로 한국에 가는 것도 힘들어서 비행기 표를 취소하려고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아이와 단둘이 한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친정에 도착하니 그동안 이스탄불에서부터 시작된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이스탄불에선 없던 증상까지 생겨서 친정집에 오자마자 퇴근하신 친정아버지와 늦은 밤,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겨두고 한국 응급실부터 다녀왔습니다.


 "간호사님, 제일 비싼 링거 주사 주세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아빠는 마음이 바쁘셨나 봅니다. 그래도 아픈 덕분에 오랜만에 친정아버지 손도 잡아보고, 응급실에서 제일 비싼 주사도 맞았습니다. 아하하.


 어제는 평소 아가씨 때부터 다니던 병원에도 가고, 링거주사도 한 번 더 맞으니 이제 글도 쓸 힘이 생기네요. 다행입니다.

 매번 여름에 오던 한국에 이렇게 일찍 온 이유도 지난여름의 신체검사를 다시 하기 위해, 불현듯 찾아오는 통증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왔습니다. 이스탄불 병원에서 괜찮다고 말해도 제 마음은 괜찮지 않아만 가는 것이, 아이 앞에서 괜찮은 척해야 하는 제 마음도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마음과 몸, 모두가 괜찮기 위해 왔습니다.


 돌아갈 약속이 언제나 있는 여정이건만, 거기가 지금은 이제 제 집이건만, 이번에는 정말 이스탄불집에 돌아가기 싫네요.

 응급실도, 다니던 병원도 참으로 편하구나 하고 다시 한번 느끼니 한국의 편리함에 취해, 아프다는 저를 챙기는 친정 가족들의 손길에, 제가 있어야 할 본래의 자리에 가기 싫은 마음이 벌써부터 듭니다. 머물 시간이 많이 남았건만, 정말 가기 싫네요. 연초에 제가 왔다고 친정집에 가족이 모이니 이런 마음이 더 드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국제학교 겨울방학은 이제 곧 끝납니다. 아이의 방학이 끝나도 저와 아들은 한국에서 자체 방학을 좀 더 이어갈 생각입니다. 제 건강도 그리고 마음의 안정도 좀 더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잠시동안 연재를 쉬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연재를 하지 못한 이유를 빨리 알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들이 아파서, 그리곤 제가 너무 아파서 글 쓸 여유가 없어서 못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아프신 분들이 글을 많이 쓰시던데, 정말 대단한 정신력이라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저는 조금 아파서 그런 건지, 아픈 데 마음이 취해서 그런지 쉬어야 한다는 생각만 듭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마을과 친정 가족의 도움을 얻어, 잠시 저의 아이와 저를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모두 튼튼해진 후, 멈춘 연재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늘 읽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시는 분들의 온 가족이 건강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리고 지금 저도 한국이라 당신과 같은 시간대에 있습니다.

참으로 행복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그리고 제가 애쓰지 않아도 저를 많이 사랑하는 가족들의 사랑 덕분에 아이는 행복해 보입니다.  없이도 이모와 이모부를 따라 다녀온 나들이가 행복했나 봅니다. 연신 아이는 재잘거립니다.


 "우리 딸 괴롭히지 마라. 너 할아버지한테 혼난다!"


 아픈 제게 장난을 치는 아들에게, 저보다 건강한 손자를 향한 친정 아빠의 장난 덕분에 오늘 밤도 크게 웃습니다. 정말 따뜻한 밤입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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