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꽃 가게, 늘 계시던 할머니 대신 할아버지가 계신다. 할머니는 점심을 드시러 가신 걸까. 할아버지는 내게 평소보다 비싼 꽃값을 부르신다. 비싸다고 말하곤 돌아설까 하다 결국, 지갑에 있는 현금을 꺼내 꽃 두 묶음을 샀다.
하나는 아들의 것, 하나는 누구를 위해서 사는 걸까. 계획에 없이 오늘도 꽃을 하나 더 샀다. 그리곤 아들에게 하나, 그리고 그날 가장 꽃이 필요한 사람에게 건넨다.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곤, 나의 건강을 늘 먼저 묻는 다정한 아버지이자 이웃 아저씨. 그는 가끔 스스럼없이 자신의 고향, '다카'라는 방글라데시의 도시를 말한다. 그가 말하는 그의 고향은 이스탄불보다때론 더 불편하고 더럽고 비합리적이다. 그의 묘사 속의 고향은 무질서하며 힘들고 어지럽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의 표정은 슬프기보다 행복하며, 따뜻하다.
그의 이야기 덕분에, 나는 어느새 이스탄불에서 방글라데시의 '다카'를 가지 않고도 그 도시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우리는 싱겁게 웃으며 이 대화를 한다.
"여기보다 별로인데, 나는 왜 자꾸 생각날까."
"고향이잖아."
그리곤, 오늘은 그에게 무심하게 꽃을 건넸다. 늘 싱거운 농담을 먼저 보내는 그에게, 너의 딸에게 네가 직접 주라고 말한다. 그리곤 혹시나 너의 아내도 나처럼 고향을 그리워하면, 미용실 가서 머리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이 미용실이 이 동네에선 그래도 좀 저렴하다며 싱거운 농담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