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경 Aug 17. 2023

운전면허 취득 최적의 기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운전면허 취득 최적의 기회

권민경





광연자동차운전전문학원 지하 강의실 드문드문 앉은 수강생들은 학과 교육 비디오를 시청한다. 강사는 학생들의 실소를 터트리는 게 의무인 듯 서 있다. 아무도 빵 터지지 않으므로 그의 유머는 취향이라 말할 수 있다. 매일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할까? 그렇다면 좀 실망이겠지만

커브 길에서 브레이크가 늦으면 가드레일을 찌그러트리거나 내가 찌그러지거나 차가 날아가겠죠? 절벽

무시무시한 담담함. 그러니까 웃지 않으므로 취향이라고     


아무도 자신이 드림카를 타고 허공을 날아갈 거라 상정하지 않는다. 묘한 긴장감 속에 강사는 교차로 교통사고를 설명한다. 충돌의 대목에서 두 차량을 하나로 묶는 커다란 별을 그린다. 분필 노랑

해가 들지 않는 암전된 강의실. 하늘의 교차로에서 별들이 부딪친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이 하늘에서도 일어난다면 별자리 운세란 꽤 그럴듯하잖니? 

곰팡내- 눅눅함- 연비가 좋지 않은 삶과 정숙- 핸드폰 사용금지- 실소- 매시간 남의 지문을 죽음을 엿보는 웃지 않는 강사-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정말 무시무시하지?

이전 04화 백업 싱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