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살아갈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거야
나는 나무를 참 좋아한다.
나무는 저마다의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어느 날, 나를 불러세우는 나무를 접하면
가만히 서서 나무의 외연을 감상한다.
나무의 몸통과
나무의 줄기와
나무의 가지와
나무의 잎새
그러다 보면 나무를 떠받치고 있는 뿌리가 상상된다.
상상은 호기심으로 이어져 나무 곁으로 다가가게 한다.
나무는 저마다 고유한 결을 간직하고 있다.
몇 살이나 됐을까.
얼마나 많은 비, 바람을 맞으며 이 자리를 지켜 왔을까.
얼마나 많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왔을까.
혹시, 이 나무에게 이름을 붙여준 사람은 있을까?
이 나무 밑을 지나간 사람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무심히 서 있지만, 내겐 특별했던 나무에게 나만의 이름을 지어 줘야지.
풍진세상
나무를 보듯 사람을 보아야지.
그 사람의 결을 헤아려야지.
세파에 찌들어 일상이 무너지기 직전, 카메라 한 대만 둘러메고 유랑하던 나. 어딜 가든 그곳엔 나무가 있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살아갈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거야.” 나무들이 건넸던 위로의 말들. 오랜 세월 한 곳을 지키고 있는 나무를 보듬으며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곤 했다. 이문재 시인의 시 <농담>에는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라 한다. 나무를 응시하다 보면, 하나둘 떠오르는 얼굴들. 그들이 곁에 있어 나는 길 위에서 잠들지 않았으리라.
내가 나무로 인해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듯이
나의 포토에세이 ‘나무’가
어느 외로운 사람에게 작은 위안으로 다가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