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희크 Sep 30. 2023

2.커뮤니티에서의 공유는 중요하다

한 줄 소개가 가능한가

사회적 기업이나 공동체 관련 사업을 하다 보면 비즈니스 모델이나 소셜 미션을 곧잘 물어본다.


특히나 소셜 미션. 자기소개처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


우리동네사람들은 청년들의 주거 실험

카페오공은 청년들의 평등한 일자리 실험이라는 것으로 해왔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왜, 누가, 무엇 때문에 하는지 흐릿해졌다.

지원 사업이나 강연에 나가서 말하는 대표 격의 몇 명은 계속 정리해 가지만 주거도 카페도 2,3년이 넘어가면서 왜 하는지에 대한 비전이나 가치 공유가 적어졌다. 혁신 파크의 공유 부엌과 창문 카페를 맡으면서는 일하는 시간과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더 희미해졌다.

2023년, 돌아보면 아 이때였구나! 이때부터 삐걱했구나 하는 순간들이 있다.


혁신파크 카페로 돈은 잘 벌지만 바쁘다고, 대안 일자리를 만드는데 여기서 일하는 것은 의미를 못 찾겠다고 서로 불만이 나왔다. 서초동 카페 오공은 손님이 적고 월세가 많이 나가지만 자율도가 높았고 혁신파크 내 창문카페는 손님이 많고 그냥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음료 내기가 바쁘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기가 어려웠다. 점점 혁신파크점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매주 모여서 마음 나누기를 하며 근황을 점검하고 가치나 비전을 공유하던 시간이 없어지면서 재미를 잃어갔다.


그때부터 카페 오공에 대해 왜 하는지 청년들의 무슨 비빌 언덕인지가 내부에서부터 모호해졌던 것 같다. 일자리라는 것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자아실현에 중점을 두고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야! 가 퍼지면서 문을 닫고, 마음이 안 나면 안 나오거나 다른 일이 있으면 안 나오거나 나는 카페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니 이게 메인잡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는 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나왔다.


나 역시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을 기획했지만 낮시간 바쁜 카페 타임을 지나가면 집에 가려고 했지 누군가와 만나고 싶어지지 않았다.


그 와중에 주거 공동체인 우리동네사람들 에서 살면서 만난 친구들 몇 명이 맘이 맞아서 더 놀고 싶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카페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하면서

“우리끼리 “ 가 강해지고 소외되거나 서로 뭘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소외나 배제, 서운함이 쌓여가는 시작점이었다.

서로 공유하는 가치가 없었기 때문에 왜 같이 사는지, 왜 같이 일하는지 전부 다르고 제대로 얘기해 본 적이 없으면서 그 길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에서 우리는 지향점으로 일본의 애즈원 커뮤니티의 방식을 배우기로 한다. 야마기시 사회를 살다 나온 분들이 만든 새로운 공동체였다.


망하는 길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이전 01화 1. 11년간 해온 커뮤니티 만들기가 개같이 망했을 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