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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Oct 03. 2023

5. 커뮤니티의 문제점- 진상처리하기

이중에 없으면 또라이는 나다

10년간 카페와 주거 공동체를 하면서 선명해진 것 중 하나가 사람의 선의 만으로는 절대 안 되는 순간은 꼭 온다는 것이다. 이미 공동체를 꾸리고 커뮤니티를 확장하는 단계가 되면 그 친밀함이나 구성원들의 즐거운 모습을 듣고 그 친밀감을 기대하면서 오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는 병원 상담이 필요할 정도인 사람들도 있는데 커뮤니티들이 권위가 있지 않다 보니 그런 사람들에게 쩔쩔매게 되거나 받아주려고 계속 품을 내지만 상대는 모자라다고 하거나 어쨌든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일이 꾸준히 발생한다.

우동사는 또래 집단, 친구 집단의 성격이 강해서 소외와 배제가 떠오를 때마다 우는 사람 생기고 화내고 싸우는 사람들도 늘 생겼지만 개인의 마음을 살펴본다- 수준 이상을 가지 못했다. 소외는 나의 마음의 문제냐 외부의 문제냐 를 들어 계속 개개인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길로 갔지만. 우리는 수행자가 아니었고 그 정도의 수준이 될 수 없었다.

내가 사는 집에서도 싸움이 났고 내가 그 장본인이 되기도 하고 싸우는 두 사람을 보며 아슬아슬해하기도 했다. 내가 장본인이 되었을 때는 상대가 너무 보기 싫어서 내가 짐을 싸서 우동사를 나왔다. 서울에 부모님이 사시는 본가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우동사를 들락날락했다. 조금 어긋나거나 소통의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보다 나가는 쪽이었고 그 안에서 울고불고 얘기를 시도하는 사람을 보며 답답해했다. 소통불가를 나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봤다. “진상”이라 표현하는 나 좀 봐줘, 내 얘기 좀 들어줘 나 힘들어- 하는 사람이 늘 몇 퍼센트가 있었는데 나는 카페일을 한다는 것으로 거기서 빠지거나 카페 일하는 친구가 그런 태도를 보이면 일에서 빼거나 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공동체 일자리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했는데 소위 진상인 친구가 마음 얘기를 계속하거나 우울해하거나 마음이 안 아서 일을 빠지거나 할 때 그것을 다 받아줌으로써 유능하거나 일에 몰입한 직원은 여기를 나가거나 같이 하기 싫다고 관두는 일이 계속 생겼다.

주거공간도 일도 그 진상이 남고 나머지 사람들이 나가버리는 일이 몇 번 반복했는데 그것을 두고 본 운영진들이 착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무능하기도 한 셈이었다. 고질적인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문제를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물어볼 곳도 그 힘이 부족했다. 애즈원 공동체를 배움으로써 무너지지 않은 친함이 가능하다는데 나는 왜 이러나 식으로 드는 마음을 탓하고 올라오는 마음을 숨기기 시작하고 집집마다 있던 밥상모임이나 마음 나누기 모임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2017년쯤부터였을 것이다. 펍에서 모임이 없어지고 친한 사람끼리 톡방을 파고 점점 무리가 나뉘어갔다. 애즈원 공동체 공부 모임은 그 나눔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잘 쓰였다. 너를 배제하려는 게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사람들이랑 하려는 거지 널 나쁘게 대하려는 게 아니야.라는 말로 선긋기.


본질이 빠져있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마음공부를 하면 이렇게 망해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가 우리지 싶다. sbs스페셜이나 ebs 다큐 공동체에 나갔을 때 자신 있게 한 얘기들은 다 공중에 흩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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