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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이끄는 성장

한 번쯤 멈추어 묻는다

by 원혜경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자신에게 얼마나 자주 질문을 던질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 앞에 서 있지만, 그 선택이 진짜 ‘나의 것’인지 되묻는 일은 의외로 드물다. 어쩌면 그냥 해야 하니까, 남들도 하니까,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움직이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하나의 강의를 앞두고 문득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이 강의, 지금 꼭 들어야 할까?”
“듣고 나면 바로 실행이 가능할까?”
“지금 이 시점에서 이 강의는, 나에게 얼마나 절실한가?”


처음엔 단순한 궁금증이었지만, 스스로에게 하나씩 질문을 던지다 보니 마음이 점점 선명해졌다.
만약 지금 당장 실천하지 못할 것이라면,
지식은 또 하나의 짐이 되어 머릿속에만 머무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결국 내가 원한 ‘배움’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의 나는 그 강의를 듣지 않아도 괜찮다는 결론에 닿게 되었다.
그 선택은 나에게 작은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을 내려놓자,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질문은 방향을 틀어주는 나침반 같다.


내가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있다는 감각.
무엇을 배우는가 보다, 왜 지금 이걸 배우려 하는가를 묻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가끔은 이렇게, 삶을 향해 천천히 질문을 던져보자.


그 질문 끝에는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따뜻한 응답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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