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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떠오른 생각, 나에게 닿는 시간

멈춤이 준 선물

by 원혜경

책을 읽다 떠오른 생각, 나에게 닿는 시간



사유의이미지.jpg 나에게 닿은 시간


책을 읽다 보면 종종 생각이 옆길로 샌다.


어떤 날은 문장을 따라가다 말고,
머릿속에서 전혀 다른 생각과 질문들이 마구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춘다.
그 순간 나는, 떠오른 질문이나 단어를 붙잡고
그 의미를 더듬어 본다.


책의 내용을 따라가던 중에도
예상치 못한 감정이나 오래된 기억이 불쑥 찾아올 때가 있다.


처음엔 집중이 흐트러진 건가 싶었지만
이제는 그게 내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안다.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서는
작은 파문이 일어난다.


문장이 던진 돌멩이 하나가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건드리고,
그 여운이 생각으로 번져간다.


나는 그때의 나를 놓치고 싶지 않다.
떠오른 생각은 기록해두고,
궁금한 건 검색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ChatGPT에게 물으며 사유를 이어간다.


그 과정이 즐겁다.
책이 내게 말을 걸어오면,
나는 그 말의 끝자락을 잡고 나만의 길을 걷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타인의 문장을 통해 나의 마음을 만나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책보다 더 흥미로운 ‘나’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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