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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ㅡ별꽃 Aug 26. 2019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레시피

당신의 퀘렌시아는요? 힘들 때 달려와 줄 친구는요?

산너머 부지런히 가을이 오고 있다.(전등사)photo by  황성자

일과 삶의 균형


초지진이 바라다 보이는 사찰, 풀벌레와 매미의 돌림노래에 바람은 나 끝에 '샤라랑' 부딪힌다. 밀당하는 계절과 상관없이 가을을 멘 전령은 산마루 끝에서 부지런히 걸어는 중이다.


일에 미쳐 지내던 날들이 있었다.  서류더미가 산처럼 쌓인 책상 앞에서 PC를 켜고 주말을 반납하고도 행복했다. 휴일이 겹쳐 2~3일만 쉬어도  퇴보하는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렸다.

죽림다원 내부ㅡphoto bu 황성자

그런데 25년이란 시간을 몸담고 있는 작금의 시간은 가끔 조급하다.

한번 다녀가는 생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해졌다고 할까. 한순간에 소리 없이  스러지는 안타까운 주변의 삶들을 보며, 오늘 하루 기쁘게 보내려 애를 쓰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 낑낑대기도 한다.

 

이따금 그런 삶 속으로 우울감이란 녀석이 도둑처럼 다녀가기도 하지만 그 녀석에게 주도권을 잡히지 않으려 한다.

죽림다원 내부 풍경ㅡphoto by 황성자



행복의 레시피


고로 나는 떠난다. 기껏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혼영, 혼밥, 혼카페에 템플스테이 정도지만 건조한 일상을 행복이라는 공간으로 옮기는 중요한 레시피들이다.  

더불어 좀 더  적극적이고 건강한 삶을 꾸리려,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지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내 자리ㅡ나만의 '퀘렌시아'ㅡphoto by 황성자

즘 화두가 되고 있는 나만의 '퀘렌시아'중 한 곳은 우리 동네 모 카페의 구석진 자리다.  그 공간을 찾는 순간  소란한 문밖의 세상은 차단된다.  


시간과 비례해 커피잔이 하나, 둘, 늘어나고 샌드위치 한조각도 곁들여진다.  공짜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기에 내가 쓰는 만큼의 대가를 지불한다는 나의 기준이다.

전등사내 죽림다원ㅡphoto by 황성자

타인의 행복도 방해하면 안 된다


며칠 전 내 안의 웅크렸던 우울감형태가 변해 인에게 못되게 날아갔다.  바로 사과했지만 언어 이미 심한 생채기를 남기고 말았다.


나도 가끔 상처 받는다.  허물없이 지내는 이라 는데,  상대방 자신은 모르 는 느끼는,  바늘 한 땀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철벽에  절망한다. 

사람들은 왜!  아니 나는 가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걸까.

   

죽림다원 외부 풍경ㅡphoto by 황성자


누군가 내게 물었었다.


'정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달려와 줄 친구가 있냐고'


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다 말았다.  




나만의 안식처 라구욧!!


한적한 절터에 걸터앉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완독  즈음

 뉘엿 서산에 걸치고 사물이 시작되었다.  난 에코백을 급하게 집어 들고뛴다. 북을 치는 스님의 옷자락이 바람에 나풀거린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레시피는 스스로 찾는 거다.  내가 먼저 달려가 줄 수 있는 친구가 되는 거다.
사물 중 일부ㅡ초상권이 문제되면 내리겠습니다ㅡby 황성자

그러니 쓸데없는 관심과 편견은 사양합니다.


는 내   들리는 찌질한 남자 목소리,

"여자들이 혼자 청승 떨고 다니는 거 진짜 꼴 보기 싫. 대체 뭘 낚으려고 저럴까."

"스님이라도 낚으러 왔을까요, 하필 사찰에!!?"

단호하고도 카랑카랑한 여자 목소리!!


 돌아보니  생머리의  여자, 덕을 오르던 사람들 시선이 일제히 그 남자 일행에게  려있다. 그 일행은 입을 실룩 이거나 서로 눈을 찡긋하며 '툭툭'더니 오던 길을 돌아 내려간다.

지독한 편견이다.

전등사 대웅전ㅡphoto by 황성자

 '데~~~~~엥 데~~~~~~엥' 사물은 절정으로 치닫  해는 훌렁 재주를 넘는다. 대웅전이 환해지며 스님의 옷자락이 옅은 어둠을 끌고 그 안으로 사라진다.  

행복레시피 하나가 추가 되었다. 이 곳도 나만의 퀘렌시아가 될 모양이다

(2019. 8. 16. 강화도 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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