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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중심에서 탄핵을 외치다

아시아 친구들에게 '한국 이상해~' 들은 썰

by Francis

Trendy Taipei 2024의 공연과 컨퍼런스는 9월 8일 마무리 되었어요. 그러나 공식일정은 좀 더 남아있었어요. 다음날인 9월 9일에는 주최측인 Taipei Media Center (이하, TMC) 측에서 초청받은 관계자와 미디어를 위한 타이베이 투어를 준비해놓았더라고요. 1934년 개업한 타이완 최초의 양식당 ‘볼레로’(波麗路)의 점심 투어, 타이완 차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유기명차’(有記名茶)와 ‘Wang Tea Lab’에서의 티타임, 주로 사랑과 연애, 결혼 운을 빈다는 대상인 ’성황야’ 신을 모신 ‘하해성황묘’(台北霞海城隍廟) 답사 등 그냥 여행갔으면 절대 가보지 않았을, 현지인 픽의 명소들을 준비해 놓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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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모두 끝난 후에도 친해진 사람들 끼리 타이베이의 재즈 클럽 ‘블루노트’와 근처 여기저기서 몇 잔 더 하며 처음으로 음악을 듣고 악기를 잡은 이야기, 처음 좋아했던 밴드,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밴드라인업 등 음악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면 할 법한 별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마지막 밤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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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이틀 더 있는다는 나를 위해 John이 초청해준 타이완의 사이키델릭 밴드 Railway Suicide Train

의 공연도 보고, 술자리서 이야기하며 친해진 TMC 직원이자 뮤지션 ‘Li-Yang Lu’와 음악 이야기를 하고 그의 여자친구와 인사도 나누며 나름 벅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Railway Suicide Train은 조금 오버해 이야기하자면 와우 핑크플로이드인줄!! 공연 내내 몰입해 정신이 살짝 나갈 정도였어요.


9월 10일, 마지막 날이지만 정말 타이베이 여행 느낌이랄까요? 숙소에서 가까운 우육면 집에서 아침을 먹고 타이베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John이 연락이 오더라고요.


Francis, 너 아직 타이베이지? 친구들이랑 있는데 여기로 올래?


실제로 몇 번 만난 사이는 아니어도 촉이 있어요. 존의 추천은 보통 옳더라고요. 얼른 존이 찍어준 주소로 날아가니 이미 ‘Trendy Taipei, 출발부터 시트콤’에서 비행기 표 예약때 제 이름 실수한 ‘Boris’와 그의 상사 John 등 여러 친구들이 모여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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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뭔진 잘 모르겠는데, 대만식 오리 수육 등과 맥주를 콸콸 마시며 별별 이야기를 다 나눴어요. 술쪼렙 ‘Boris’도 컨디션 회복하고, 그들이 친구인 ‘Alice’와도 이야기하며 친해지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제는 아무래도 ‘K-Pop’. 특히 뉴진스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어요. 이제 한국 뮤지션들에 대해 전 세계인들이 관심이 많다보니, 하이브와 어도어의 분쟁과 뉴진스 멤버들의 입장까지 모두 자세히 알고 있더라고요. 그에 대한 한국인의 ‘찐입장’이 궁금했던건지 내게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친해지는 가운데 태국 친구 ’Lemmy’와는 2024년 12월 태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서 존과 함께 만나기로 약속까지 했다죠. 하핫~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병을 비워내던 중, John이 갑자기 제게 질문했습니다.


Francis, Is Korea doing well these days?


때는 2024년 9월 경, ‘돼지강점기’라 하는 윤석렬 대통령 시기였잖아요. 뭐 이상한게 사실인 만큼,‘응 요즘 정치 상황이 안좋아.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은 느낌이 들어’라 답했는데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던 John의 입에서 생각지도 않은 단어가 튀어나왔습니다.


Hmm, Like, Inpeachment?


잠깐 멍해졌습니다. ‘Inpeachement’…. 탄핵? 내가 이 말을 외국인한테 들을 줄이야… 그때 느꼈어요. ‘John이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하는구나’. 민감한 이야기, 특히 정치 상황 이야기는 나라마다 사정이 있다 보니 엄청 예민한 이야기잖아요. 사실 그렇잖아요. 내가 발끈하면 어쩌려고… 진짜 친구로 생각하지 않으면 꺼내지 못할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정말 친구처럼 느껴졌어요. 어쨌던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저는 ‘몇 년전에 한국에서 그랬지!’ 이야기 한 후 ‘하하하’~ 웃으며 다시 술자리를 이어가다 몇 잔 더 마시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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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음악’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아시아의 새로운 음악과 뮤지션을 무대와 음반을 통해 만났습니다. (제가 영어가 딸려가…) 다들 좀 불편했겠지만 각 나라의 음악과 최애 뮤지션 등 서로의 관심사를 나눴고, 그를 통해 아시아 음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음악 친구들을 만났고, 이미 인연을 나눈 친구와의 우정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두번째 타이완 여행이자 본격적으로 음악이 중심이 된 Trendy Taipei 2024 여행, 다음 글부터는 짬짬이 돌아다닌 타이페이 이야기와 친구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해주시고 다른 글도 읽어주시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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