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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Feb 15. 2018

한국에서 영어교육이 실패하는 이유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재갈을 물게 하는 격




1. 교과서 속 영어는 너무 어렵다.


중1부터 고3까지의 영어교과서를 봐오고, 모든 학년은 아니지만 가르쳐 본 입장으로 각 학년의 단원이 바뀔수록 또,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움의 격차는 커진다. 주당 3~5시간의 학교수업으로 배우기에는 누가 봐도 무리가 있다. 그래서 사교육이 아니면 실패하는 공교육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은 바쁘다. 학교에서 영어만 배운다면 모를까 하루에 분절된 교과를 45분, 50분씩 쉴새없이 배우며(배우는 것일까? 배움을 강요당하는 것일까?) 넘쳐나는 배움의 양(암기의 양)으로 바쁘다. 따라서 영어는 어릴때 시작해야 하고, 사교육이 아니면 답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2. 수능영어는 누굴 위한 것인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원어민들도 수능문제를 틀린다. 틀리는 것 뿐 아니라 내용도 어려워 그 짧은 시험시간 안에 이해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다. 오히려 그들이 한국 학생들을 위로 해주는 영상들이 온라인에 있을 정도다.



그러므로, 영어 10년을 배웠는데, 영어 한마디 못한다?” 는 당연한 결과이다.


외국어를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닌 ‘교과목’처럼 단어, 언어형식 등으로 끊임없이 분절하고, 세분화한 구조속에서 시간은 부족하고, 오로지 시험을 위한 (시험출제와 시험을 보기 위한) 도구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교과서에 있는 모든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으로 ‘설명’을 우선시하게 되고 학생들은 직접 ‘언어를 사용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또한 말하기 평가도 ‘객관적’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문법’, ‘리딩’ 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3. 유독 한국 학습자들이 말하기를 주저하는 이유, ‘틀릴까봐’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학생들은 점수로 평가 당한다. 나도 영어교사 이지만, 주관식 채점을 할 때 한숨이 나온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스펠링 틀리면 감점, 대문자로 안쓰면 감점부터 ‘서술형 문제’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므로 채점 기준은 점점 세분화 된다. 여기에서 끝나면 좋겠지만, 채점을 하고서도 문제다. 학생, 학부모들의 ‘항의’는 당연히 들어오고, (말이 되는데 왜  틀리냐…)

그렇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살아있는 ‘언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한단 말인가?
영어 교사로서도 딜레마에 빠진다.



4. 영어교사를 위한 지원 부족


영어는 계속 말하듯이 ‘언어’다. 언어는 살아있고 변한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영어교사들은 ‘영어 원어민’이 아니다. 원어민이 아니면서 다른나라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작 교육부에서는 얼마전까지 ‘영어 말하기’ 수업을 위해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데려다 놓기만 하고, 그 원어민 교사를 위한 숙소지원 등을 영어교사의 일로 부담을 시켜놓았을 뿐이다.


원어민이 교실에 있다고 학생들의 영어가 늘까? 위의 제기한 문제들이 해결이 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일주일 45분/50분 잠깐 한마디 두마디 해보는 걸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영어교사를 위한 지원이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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