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아 Sep 25. 2024

그들의 멍청한 선택과 헛짓거리에 감사를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인과관계가 있는걸까? 아니면 우연히 날아온 돌에 맞는 개미처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건사고의 연속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현상들을 많이 본다.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지금 이순간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한다. 거리에서 화내며 싸우는 사람들 무리가 있으면 그 부정적인 기운이 옮을까봐 길을 돌아간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상한 글이나 댓글을 잘 안본다. 뭐 하나를 하더라도 사소한 꼬투리라도 잡힐까봐 스스로 검열을 계속 해댄다. 


오타니의 만다트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는 운도 관리했다. 쓰레기를 줍고,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책을 읽으며 플러스 사고를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어 인생이 나른하고 제정신 못차리고 사는 것도 문제다. 누군가는 필시 배부른 걱정이라 할 수 있겠지만. 언론에선 젊은 세대들이 힘들다 결혼도 못하고 연애도 못한다고 연일 떠들어대지만, 한편으론 부모 잘 만나서 서울에 아파트 물려받고, 적당한 직장 다니면서 주말엔 백화점에서 돈 펑펑 쓰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도 꽤 많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인생에서 많은 기회를 누리고, 좋은 선택들을 내릴거라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똥과 된장을 구분 못하는 덜 떨어진 인간들도 많다. 예를 들면 모임에서 술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 은근슬쩍 마약 얘기를 꺼낸다. 무슨무슨 약이 궁금하다, 호기심이 있다 이런 식으로 괴상한 말을 흘린다. 재벌 2·3세, 정치인 자녀들이 마약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는데, 세상에 알려진 건 현실의 새발의 피다. 권력자와 부유층들이 얼마나 사력을 다해 보도를 막았겠나.

어떤 사람은 부인과 남편이 버젓이 있는데 불륜관계에 있다는 말을 대놓고 한다. 세컨드, 써드, 네번째 까지도 많이 봤다. 여기저기 무리에 끼어봤자 필시 이런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기에 언젠가부터 사람 만나는 게 싫어졌다. (솔직히 언제부터였다기보단 사실 대학 다닐때부터 아싸였다.)


사람과 만나지 않으며 사는 삶은 사실 디메리트(단점)도 굉장히 많다. 적당히 무리 틈바구니에 섞여서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살면 목표치에 다가가는 속도가 훨씬 빨리 붙는다. 좋은 기회를 잡을 확률도 높아지고, 배울만한 사람 곁에서 좋은 점들을 배울 가능성도 커진다. 단점이 있으면 장점이 있다는 말이다. 단점이 없으면 장점도 없듯이.


적당히 인간에 대한 비위가 강하고, 관계에도 적당히 치고 빠질 줄 아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언제나 서바이벌의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다. 여기에는 운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실 원칙을 지키지 않았는데 안들켰을 뿐인 사람도 포함되니 말이다.


자기 주장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개성이 선명하면 인간사회와 어울러질 수 어렵고 필연적으로 겉돈다. 그런 특이한 색채를 이용해 사이비 종교 사업을 벌이거나 정치활동을 펼칠게 아니라면 말이다. (한마디로 종교나 정치계는 그런 성향의 인간들이 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테두리를 빙빙 겉도는 이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구성원들은 절대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내쫓아버릴 뿐이다. 


어쨌거나 연애/결혼 상대가 겉보기엔 집안에 돈 많고 직업 좋은 1등 결혼상댓감이라 해도 스스로 본인을 끊임없이 조율하고, 나사 조이는 습관이 들어 있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게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아니 대부분 한번의 선택으로 그렇게 된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카르마가 존재한다는 법칙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모든 현실은 하루아침에 붕괴될 수 있다는 원리가 과학의 영역이란 걸 납득하고 있어야겠다.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까닭은 필시 어릴 적 교육이 뭔가 잘못된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허용적 방관적으로 자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부모 또한 부도덕할 수도 있고. 


어쨌거나 나의 엄마는 언제나 말씀하셨다. 죄를 지으면, 죗값은 반드시 받는다고. 내가 안받으면 나의 다음 세대에서 받게 돼 있다고. 그래서 나는 가끔 등골이 섬뜩해질 때가 있다. 혹시나 나도 모르는 사이 슬금슬금 죄 짓게 될까봐. 그리고 아이를 더 열심히 돌보게 된다. 자라는 데 있어 사랑을 제외하고 모든 물질적인 것에 부족함과 결핍이 있게 키우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기회를 노리는 자들에게 부자들의 멍청한 선택과 헛짓거리는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는 한편으로 이래서 세상은 공평한가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한다.



요약 :


삶은 불확실성과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 이 사건들로 인해 삶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던 사람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결국 운과 타이밍이야말로 삶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xgiiyLp5pk


 

이전 11화 그 남자와 잘 안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