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3
“어, 웃어? 언제? 그 옛날 고리짝에 거 사람이 가끔은 들락날락할 때 참 그때 빼고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근데 야, 안 웃는 거만 못하다니까. 입술이 허예지도록 옆으로 찢어대는 표정 하고는. 눈도 같이 웃으면 너무 웃겨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그게 아니라니까. 눈은 또 웃지를 않아요. 그걸 웃는다고 하기도 뭐 하지. 입을 찢는다고 해야 하나. 아니 왜 그렇게 남 이야기는 곧이곧대로 듣고 그런데.”
“아 씨, 옛날 자주 나다니던 때 표정 알아? 그때야 늘 지켜봤는데. 꽤나 밝은 표정이었거든. 잇몸이 어쨌다고? 내사 호탕해 보이고 좋더구먼. 별 것도 없는 것들이 쓰잘데기 없는 걸로 꼬투리 잡고 난리지.”
“그래서 얽히고 싶지가 않아. 마음에 안 들어.”
“전에 텔레비전에서 웃으면 복이 온다네 어쩌네 떠들어대더구먼.”
“아.. 텔레비전. 되게 오랜만에 듣는다. 음 그런 게 있긴 있었네. 저거 말이야. 아직도 그 전원 켜지기는 해?”
“하다 하다 텔레비전까지 신경 쓰고 자빠졌냐. 니 스스로를 돌보라고. 네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고나 그런 소리하고 있냐?”
“아니 뭐, 나야 늘 비슷하지. 만사가 그러려니...”
“좀 상큼하게. 어? 아우 정말 보고 있으면 답답해죽겠어. 그래서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넌 생각하고 말을 하는 거냐? 아니면 대충 떠오르는 말은 아무거나 씨부려? 뭐가 맨날 어디까지 이야기했대. 웃었다며”
“어, 어, 웃었어. 그게 있지. 처음부터 그렇게 이상했던 게 아니야. 처음엔 뭘 보면서 웃었거든. 아마 웃기는 방송이라도 찾아본 것 같아. 너 알지?”
“그래 그래, 아 씨, 내가 시끄러워서 그때. 잠을 못 자게 하더라니까.”
“뭐랄까. 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라고 해야 할까. 진짜 웃겨서 웃는 거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웃다 보니까 잇몸이 다 드러나는 웃음이 되더라고. 그게 자기도 엄청 신경 쓰였나 봐. 막 테이프로 입을 붙이고 웃는 연습을 해대는데 못 봐주겠더라니까.”
“미쳤네. 미쳤어.”
“그래. 맞아. 어느 순간 음. 맛이 간 건 맞는 것 같다. 잘 때도 나 봤다. 입에 그 테이프 붙이고 있는 거. 무섭더라. 그리고 그게 입이 약한가? 그 테이프에 막 살이 찢겨서 그 피가. 테이프에 묻고 막. 아니. 그런데 왜 어. 닦지를 않니.”
“어, 갈수록 상태가 심각해지더라고. 그러다가 어느 날 테이프를 뗐어. 윽. 그때 니들 못 봤지. 우웩, 다시 생각하니까 토할 것 같다. 하도 오래 붙여 놔서 테이프가 살이랑 하나가 됐는지 지직 소리 나면서 살이 뜯겨나가는데 어쩜 그렇게 신음 소리 한 번을 안 내니? 정신이 이상해지니까 다른데도 같이 망가지나 봐.”
“그만!”
“야 씨 왜 그래.”
“지랄들 하고 있네. 그만 좀 해. 생각나잖아.”
“진짜 웃기네. 관심 없는 것처럼 계속 그러더니 제일 관심 있게 지켜봤던 거 아니야?”
“그러니까. 아까 그 뭐랬냐. 그 나갔다 왔다 그랬나. 또 뭐랬더라. 잘 빼 입고. 아 맞아. 잘 빼 입고 라고 했다. 저기 너줄너줄한 티셔츠를 말이야. 갈아입고 나갔다는 거야?”
“아 답답해. 그렇다고 좀!”
“쟤 뭐라고 하는 거냐? 씨, 거짓말도 좀 작작해야지.”
“아마. 밤 일이라도 하려고 그렇게 나다녔을 거다. 니들은 모르겠지만. 근데 뭐 그런 건 아무나 하냐. 멘탈이라도 있던가. 깡이 좋아서 악바리 같이 버티거나. 둘 다 못 가진 거 같으니. 말 다 했지.”
“그래. 그 멘탈이랑 깡. 좀 그런 게 있어야 말이야. 세상도 음. 살기가 편할 텐데. 그렇지?”
“아니. 그럼 일 터지기 전에 밤 일을 했다는 거야. 하다 말았다는 거야. 네가 봤다는 거야?”
“그래 봤다.”
“그럼 이야기를 해줘야지. 가만있지 말고. 해 줘. 해 줘. 궁금해.”
“이미 없는 애 이야기가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있을 때 좀 궁금해하지 그랬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