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행글 1기 - 꿈꾸고, 행동하는 글쓰기 - 11일 차
지난 주말은 언제나와 같은 일상이었다. 토요일은 남편이 오전부터 점심이 지날 때까지 운동을 하러 다녀오고 그동안 나는 아이들을 본다. 점심 무렵은 둥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이랑 겹치는데 잠을 잘 땐 꼭 쭈쭈를 찾는 녀석들 때문에 자리를 뜰 수 없어 항상 큰 아이들 점심이 대충이다. 미안하지만 이제 곧 단유를 할 테니 그때까지만 참아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매번 간단하게 챙겨주거나 남편에게 사다 달라고 해서 먹인다. 지난주는 뜨거운 물에 넣어두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카레가 있어서 쾌재를 부르며 덥혀 주었다. 사실 라면을 먹고 싶다고 한참 전부터 둘째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카레를 줄 수밖에 없어서 뭐 먹을 거냐고 물어보고는 카레라고 대답하도록 유도해버렸다. 미안하지만, '있는 걸 놔두고 없는 걸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라며 스스로에게 납득을 시켜본다.
남편이 오면 그때부터 뭔가 편해지느냐? 그건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나가느라고 졸린 남편이 버릇처럼 낮잠을 자기 때문이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과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자고 꼬셔서 드러누우면 영락없이 잠이 들어버린다. 그러면 뭐, 이불을 덮어주고 우린 우리끼리 노는데 시끄러우면 시끄럽다고까지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침실에 가서 자면 되는데 굳이 아이들과 뭘 하겠다고 핑계를 대고 누울 건 뭐람. 자는 걸 깨워서 함께 저녁을 먹고 목욕하면 하루가 다 간다.
하루 종일 쉴 수 있어서 뭔가 특별하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요일은. 오전에 느지막이 일어나는 남편과 어쩌다 보니 그 시간에 게임을 시작하는 첫째로 반나절이 그냥 날아간다. 오후가 되면 난 왜 그리 나가는 게 귀찮아지는지. 둥이들 재워야 하고 짧은 시간 어디 다녀오느라 잡다하게 챙기고 정리할 것을 생각하면 기분전환이 하고 싶어 지다가도 '담에 하지 뭐' 하는 말이 절로 입 밖으로 나오며 주저앉기 십상이다.
별 다를 것 없는 주말을 보내며 유치원 행사가 있는 한 주를 파이팅 넘치게 보내리라 마음먹었다. 둥이를 데리고 유치원에 다녀와야 해서 오전에만 다녀오는 건데도 한참 전부터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머릿속으로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해서 그런지 잘 다녀왔다. 수요일에 공휴일이 끼어 있어서 하루 쉬기도 했고, 주 2일 유치원 도시락을 준비하는데 급식 날인 금요일이 행사 예비일로 잡혀 있어서 도시락을 싸야 하는 바람에 이틀 연속 싸느라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주중에 정신없는 와중에 주말엔 잠깐이라도 어딜 가자고 마음먹었지만, 나는 토요일에 있었던 남편의 주짓수 시합으로 요 며칠 아이들 넷을 목욕시키며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가서 바람 쐬며 좋아하는 카페 라떼라도 마시고 싶었지만 집 정리를 하며 해대는 남편의 잔소리에(사실 평소처럼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뜨끔해서인지 잔소리로만 들렸다.) 나가는 걸 포기하고 큰 아이들만 붙여서 내보냈다. 뭐야 이거.
다녀오더니 미안하다며 아이스크림을 내미는데 얼굴이 일그러지려는 것을 겨우 미소로 만들어냈다. 먹는 거 말고 내 시간을 달라고오. 내 맘을 잠시 들여다보았는지 기분 전환하고 오라고 하기까지 했는데 아이들이 들러붙고 있는 와중에 그런 이야기를 하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그냥 웃어버렸다.
에라이!
괜찮다. 다음 주가 있으니까. 주말은 또 온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에 여행 가자고 아까 한참 계획을 세워대더니 마무리도 안 짓고 사라져 버렸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멍~ 하게 바라지만 말고 눈에 보이게 목표를 세워보자! 오늘은 잊지 않고 다음 주 여행이라고 잘 보이는 데에 붙여 놓을 테다!!!!!!!!!!!